[로펌스토리] 보이스피싱 연루 계좌, 방치하면 예금 전액 소멸…2개월 내 대응이 관건


인천일보와 법무법인 고운이 함께 하는 '로펌스토리'
보이스피싱과 무관한 계좌 명의인이라도 지급정지 이후 아무 대응 없이 방치하면 예금 전액이 소멸될 수 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절차는 계좌 명의인을 자동으로 보호하지 않으며, 오히려 일정 기간 내 적극적 소명이 없으면 피해자 환급이 우선된다.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통보를 받은 뒤 "기다리면 해결된다"고 판단해 대응을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 절차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 지급정지 이후 '채권소멸절차' 바로 개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특정 계좌로 입금되면 금융기관은 즉시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한다. 이후 곧바로 채권소멸절차가 시작된다.
이 절차는 계좌에 들어온 금액을 피해자에게 반환하기 위해 계좌 명의인의 예금 채권을 소멸시키는 과정이다. 단순한 계좌 정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권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단계다.
▲ 소명 기회는 단 2개월… 놓치면 회복 어려워
채권소멸절차가 개시되면 계좌 명의자에게는 2개월의 이의신청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 범죄와 무관함을 입증해야 예금 권리를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기간 내 소명이 인정되지 않으면 예금은 그대로 소멸되고 피해자에게 환급된다. 이후 자금을 되찾는 것은 실무상 매우 어렵다.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는 점과 이의신청 지연 사유까지 엄격하게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 '무관함'만으로 부족… 사기이용계좌 판단 확대
실무에서는 단순히 보이스피싱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금융기관은 사기이용계좌 범위를 넓게 해석한다.
계좌를 타인에게 제공했거나 출처 불분명 자금을 거래한 경우, 불법 환전, 대출·아르바이트 명목 계좌 제공 등 의심 정황이 있으면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의신청만으로 절차를 중단시키기 어렵다.
▲ 핵심 대응은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이의신청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신속히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해당 소송이 진행 중이면 채권소멸절차는 법적으로 중단된다.
문제는 2개월 내 피해자 인적사항을 확보하고 소장을 송달까지 마쳐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준비 기간이 상당해 절차 개시 직후 즉시 대응하지 않으면 기한을 놓칠 가능성이 크다.
▲ 금융기관·법원 판단 기준 차이
금융기관은 피해자 보호를 우선해 채권소멸절차를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계좌 명의인의 관리 책임보다 피해 회복을 중시하는 구조다.
반면 법원은 계좌 명의인이 범죄에 관여하지 않은 경우 부당이득 법리를 통해 보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로 인해 명의인이 먼저 금액을 상실한 뒤 별도로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 신속 대응만이 자산 보호의 관건
보이스피싱 관련 계좌 지급정지는 이미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후 채권소멸절차는 빠르게 이어진다.
대응을 지연하면 예금 전액이 소멸된 뒤 민·형사 책임만 남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금융기관이 피해자 보호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과 2개월이라는 짧은 기한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법적 대응이 자산을 지키는 핵심이다.
/자문=법무법인 '고운' 이호영 변호사
/정리=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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