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쓰러진다, 대표팀도 산업도 공멸”···프로축구선수협, FIFPRO 선수 건강권 강조에 연대

양승남 기자 2026. 4. 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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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일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슈팅이 득점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최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참석한 ‘2026 국제 스포츠 컨벤션(ISC)’에서 살인적인 국제 경기 일정(IMC)이 선수의 건강과 경기력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경고한 것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선수협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축구 선수 일정 - 한계는 어디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패널 토론에서 FIFPRO 대표단은 현재 선수들이 직면한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데이터로 명확히 제시했다.

마헤타 몰랑고 FIFPRO 글로벌 이사 겸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회장은 유로 2024, 2025 FIFA 클럽 월드컵, 2026 FIFA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일정 때문에 콜 파머(첼시) 등 주요 선수들이 3년 연속 제대로 된 휴식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IFPRO의 선수 워크로드 모니터링(PWM) 플랫폼에 따르면 데클란 라이스(아스널),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등 주축 선수들은 이미 이번 2025-26 시즌 50경기 이상을 소화했으며, 시즌 종료 시점에는 무려 70경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대표팀의 2018 월드컵 우승 당시 피지컬 코치였던 그레고리 뒤퐁 FIFPRO 퍼포먼스 자문위원은 이러한 살인적인 일정과 장거리 이동이 심각한 부상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선수 차출을 두고 구단과 국가대표팀 의료진 사이의 마찰까지 야기한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그는 수익만을 목적으로 강행되는 무리한 프리시즌 투어와 친선 경기가 장거리 비행 및 기준 미달 훈련 시설 문제와 겹쳐 선수들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에 FIFPRO는 선수들의 경력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최소 안전 기준 도입을 요구했다. 핵심 요구 사항으로는 ‘시즌 종료 후 최소 4주의 휴식 보장’, ‘과학적 근거에 따른 적정 기간의 프리시즌 훈련 확보’, 그리고 ‘주 단위 휴식일 없이 이어지는 연속 경기 출전 제한’이 포함되었다.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28일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협 김훈기 사무총장은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K리그 선수들 역시 해마다 늘어나는 대회와 살인적인 일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클럽 대회의 개편과 컵대회, 국가대표 차출이 맞물리면서 쉴 틈 없이 비행기에 오르고,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무리하게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 선수들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의 손흥민, 김민재 선수를 비롯한 유럽파 선수들에 대해서도 몇 년 동안 FIFPRO에서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과부하를 경고한 적이 있다. 선수는 멈추지 않고 달리는 기계가 아니다. 수익성만을 좇아 선수의 건강을 갈아 넣는 구조는 결국 리그 및 대표팀 수준 저하와 축구 산업의 공멸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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