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국·이란, 호르무즈 개방 조건으로 휴전 논의…트럼프 "이란이 요청"

한영훈 2026. 4.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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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열리면 휴전 검토…미국, 해상 통제 회복 압박
이란 "요청한 적 없다"…종전 여지 남기면서도 공식 부인
트럼프, 철수 언급하면서도 재타격 경고…출구전략 윤곽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조건으로 한 휴전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휴전을 요청했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해협 개방과 안전 확보가 이뤄질 경우 이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이란은 휴전 요청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실제 합의 국면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2일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전제로 한 휴전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 3명을 인용해 합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직접 접촉했는지,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의 새로운 정권 대통령이 방금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자유롭고 안전하게 유지될 때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내놨다.

미국은 물밑에서도 같은 조건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중재국들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포함한 미국 측 요구가 충족되면 휴전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이란 측에 보냈다고 한다. 반대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 기반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작전 종료 시점도 언급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란에서 “꽤 빨리 철수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필요하면 다시 돌아와 부분 정밀타격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면전을 길게 끌기보다는 사후 감시와 재개입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목표였던 이란 핵무기 개발 저지가 이미 달성됐다고도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요청 주장이 “거짓이고 근거 없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방송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휴전 조건을 제시한 적도 없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징벌받고 전액 배상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종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도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대립의 길로 계속 가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대가가 크고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원색적 비난은 자제했고, 전쟁 종식과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날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도 필수 조건이 충족되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양측이 말하는 휴전 조건의 간극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안전 확보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반면 이란 측은 침략 및 암살 행위 중단, 재발 방지 장치, 전쟁 피해 배상, 중동 전역 전쟁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보장 같은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단순한 교전 중단이 아니라 해상 통제권과 전후 질서를 둘러싼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연설에 대이란 군사작전의 성공 평가와 2~3주 내 종료 가능성이 담길 수 있다고 전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한 동맹 관련 발언 수위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나토 탈퇴 검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이번 연설은 휴전 조건과 전후 대응 구상을 함께 제시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