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대둔산에서 잠을 깨다 [4월의 산악사진]

정현석 작가 2026. 4. 2. 07:3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월 중순 새벽, 아직 별빛이 남아 있는 시간에 대둔산 북사면 태고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태고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북사면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상당한 경사다.

대둔산은 사계절 모두 빼어난 산이지만 북사면 태고사에서 출발해 생애대로 오르는 이 코스는 특히 봄과 가을에 빛난다.

일출 촬영을 계획한다면 태고사 주차장에서 최소 일출 1시간 30분 전에는 출발하는 것이 좋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둔산 생애대
대둔산 생애대에서 명품소나무와 진달래, 운해, 일출을 한 프레임에 담았다.

4월 중순 새벽, 아직 별빛이 남아 있는 시간에 대둔산 북사면 태고사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4월 대둔산의 새벽 공기는 여전히 서늘했다. 카메라 가방을 메고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생애대로 향하는 산길을 올랐다.

태고사 주차장에서 출발해 북사면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처음부터 상당한 경사다. 거친 계단에서 숨이 차오른다. 약 30분 오르면 바위가 층층이 쌓인 전망 좋은 지점들이 나타난다. 생애대는 이 중에서도 동쪽이 시원하게 열려 있어 일출을 맞기에 더없이 좋다.

바위 끝에 서면 발아래로는 운해가 흐르고, 멀리 금남정맥이 실루엣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 주는 '시간의 무대'와도 같다. 이날은 특히 봄의 절정이었다. 암릉 틈에 명품송이 자리 잡고, 겨울을 이기고 올라온 진달래가 이를 감싸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아직 차가운 바람에 꽃잎이 가볍게 떨렸고, 그 너머로는 밤새 피어오른 운해가 산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동쪽 하늘이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여명이 능선을 타고 번져 나가자 구름바다는 분홍빛과 보랏빛을 머금으며 숨을 쉬듯 일렁였다. 그 순간 척박한 암벽을 움켜쥔 채 동쪽을 향해 몸을 기울인 명품송은 마치 빛을 기다리는 순례자 같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붉은 태양이 구름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산과 구름, 꽃과 나무, 그리고 새벽빛이 하나로 겹쳐졌다. 진달래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봄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나는 생명의 환희, 그 환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무대가 바로 생애대였다. 진달래는 붉게 타오르는 하늘 아래에서 조용히 흔들렸고, 그 떨림을 사진 속에 남겼다.

대둔산은 사계절 모두 빼어난 산이지만 북사면 태고사에서 출발해 생애대로 오르는 이 코스는 특히 봄과 가을에 빛난다. 일출 촬영을 계획한다면 태고사 주차장에서 최소 일출 1시간 30분 전에는 출발하는 것이 좋다. 암릉 구간이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하고, 삼각대 설치 시에는 바람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진달래가 피는 4월 중하순은 암릉과 꽃, 운해를 동시에 구성할 수 있어 대둔산 산악사진의 최적기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카메라 니콘 Z72, 초점거리 28mm, 노출 ­0.3, 조리개 값 F13, 셔터스피드 1/2초, ISO 100, 화이트밸런스 자동, 플래시 미사용, 삼각대 사용, 그러데이션 필터 사용, 촬영 후 약간의 포토샵 보정.

월간산 4월호 기사입니다.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