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응원석”…보스니아, 이탈리아 꺾고 12년 만에 월드컵 복귀

김세훈 기자 2026. 4. 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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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된 뒤 1일 새벽(현지시간) 수도 사라예보 도심에서 팬들이 거리로 나와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AFP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국제축구연맹 랭킹 65위)가 이탈리아(12위)를 꺾고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밤, 수도 사라예보는 사실상 축제의 도시로 변했다. 1일(현지시간) 유럽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탈락시키며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하자, 도심 곳곳에서는 밤새 환호와 행진이 이어졌다.

경기 직후 사라예보 중심가 티토바 거리에는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졌고, 시민들은 차 위에 올라 국기를 흔들며 경적을 울렸다. 광장과 거리에서는 음악이 울려 퍼졌고, 팬들은 새벽까지 노래를 부르며 승리를 기념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응원석처럼 움직인 모습이었다.

인구 약 300만 명 소규모 국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은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전쟁의 상흔이 여전히 남아 있는 사라예보에서는 축구가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상징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공격수 에르메딘 데미로비치(왼쪽)와 미드필더 제니스 부르니치가 지난 1일 제니차 빌리노 폴예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

대표팀 주장 에딘 제코를 중심으로 한 베테랑과 신예의 결합도 이번 성과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팀을 이끈 제코는 경기 전 이탈리아 국가 연주 시 관중에게 박수를 요청하는 등 리더십을 보였고, 경기에서는 끝까지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10대 유망주 케림 알라이베고비치 등 젊은 선수들이 결정적인 순간을 책임지며 ‘세대교체’의 가능성도 확인됐다.

경기가 열린 제니차 역시 역사적인 밤을 보냈다. 경기장 주변 아파트와 건물에서는 주민들이 발코니에 나와 응원했고, 불꽃과 연기가 뒤섞인 가운데 승부차기 장면을 함께 지켜봤다. 마지막 킥이 성공하자 경기장 안팎은 동시에 폭발적인 환호에 휩싸였다.

현지에서는 이번 성과를 “새로운 영웅들의 탄생”으로 평가하고 있다. 과거 월드컵 경험이 많지 않은 국가 특성상, 이번 세대 선수들이 향후 대표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디애슬레틱은 “이번 본선 진출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다시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사라예보의 밤을 뒤덮은 환호는 그 변화의 출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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