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그래서, 우리나라 보유세 과한 건가요?
주요국보다 실효세율도 GDP 비율도 낮아
세 부담 예측 수월하게 과세 방식 고치고
재산세·종부세 '이중 과세'는 손질해야
보유세 관련한 기자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합니다. 지방세인 재산세와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의 이중 구조에 보유기간, 납세자 연령 등 고려할 게 많습니다. 또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보유세 부담이 어떤 편인가요'라고 물으면 공시가격을 비롯해 복잡한 요소가 산재하기 때문에 단정하기도 어렵고요. 보유세 개편 논의는 간소화를 통한 정상화가 목표였으면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7일 2026년 1월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밝힌 뒤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 세무 전문가에게 들은 말입니다. 복잡한 요소가 많다는 세무사의 말은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꼈고요.
보유세 개편을 놓고 견해차가 드러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외국에 비해 훨씬 덜한 만큼 이젠 올려야 한다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너무 과중하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똘똘한 한 채' 보유세, 50% 상한도 넘겨 오른다(3월17일)
OECD 평균 절반뿐인 보유세, 개편 논의 '모락모락'(2025년 10월2일)
[똘똘한 한 채 대해부]⑤초격차 벌리는 '보유세'(2025년 8월4일)

실효세율, 도쿄의 10분의 1?
정부는 보유세 인상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저도 궁금했습니다"라면서 한국과 외국 보유세의 실효세율을 비교한 기사를 게시하기도 했고요. 보유세의 실효세율은 시세 대비 세금을 내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기사에 따르면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 수준입니다. 반면 미국 뉴욕은 1%, 도쿄는 1.7% 정도라고 합니다.
국가 단위 비교는 어떨까요. 민간 연구기관인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0.83%, 일본은 0.49%, 영국은 0.72% 등입니다. 이탈리와 독일은 0.29%, 0.09%로 나타났습니다. 토지+자유연구소는 각국의 부동산세 세수 총액에 민간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가치 총액을 나눈 값으로 실효세율을 계산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 대한민국 조세'를 발표하면서 실효세율 산정을 위한 국가별 부동산 가치는 국가별 통계 생산법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외국과 보유세 실효세율의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겁니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가치를 추정하지만 외국은 주택 등 건축물 가치를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토지가치를 산출한다고 합니다. 실효세율을 구할 때 쓴 분모의 기준이 국가별로 다를 수 있다는 말입니다.
GDP 대비 비율은?
대신 국회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의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비율이 0.9%로 OECD 평균치(0.9%)와 동일한 수준이고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G7(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영국·미국)의 평균치(1.9%)보다는 낮다고 밝혔습니다. 독일(0.4%)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보다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컸습니다.
어느 쪽이건 국내 부동산 보유세의 부담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덜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가주택의 경우도 보유세 실효세율의 평균치보다는 높지만 미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가령 래미안원베일리의 전용면적 84㎡를 소유한 1세대 1주택자는 올해 재산세(지방교육세, 재산세 도시지역분 포함)와 종부세(농어촌특별세 포함)를 합쳐 총 2855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1년 전에 낸 보유세(1829만원)와 비교하면 56.1%가 오른 겁니다. 공시가를 34억3600만원에서 33% 오른 45억6900만원으로 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 단지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어떨까요.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1월 60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실효세율은 0.47%입니다.
국내의 보유세 부담이 과도한 것인지를 따진다면 외국의 세율과도 물론 비교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월세나 전세 같은 주거비 대비로는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집을 들고 있기 때문에 낼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이중과세', '고차방정식' 단순화해야
보유세 부담의 정도는 여러모로 따져야 할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러 세금과 공시가격까지 뒤엉키면서 숫자가 복잡해지니 방향성을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1세대 1주택자는 장기보유에 따른 공제, 부부 공동명의 공제 등 개인별 편차가 있습니다.
게다가 과세표준인 공시가격은 산정 방법부터 깜깜이라는 비판을 받습니다. 실거래가격과 감정평가기법을 활용해 대표적인 값을 시세로 정하고 거기에 69%를 곱한 것이 공시가격이랍니다. 상세한 계산 방식은 단지마다, 또 각 주택의 변수들에 따라 차이가 있죠.▷관련기사: 서울 아파트 9% 올랐는데 공시가격 19% 치솟은 까닭(3월19일)
여기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이 반영돼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표준이 정해집니다. 이러다 보니 납세자는 보유세를 얼마나 내야 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 와중에 세 부담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면 눈 뜨고 당했다는 억울함이 번지겠죠.
무더기 이의 제기나 행정 소송, 즉 조세 저항이 극심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보유세는 소득 발생에 따라 부과하는 게 아니니 더 민감할 수밖에 없고요.
결국 보유세 개편은 '인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더 직관적으로 과세를 가늠할 수 있게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적어도 과세 표준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를 최대한 시세에 가깝게 맞추고 급격한 세 부담 증가에 따른 충격을 막기 위해 세율을 조정하는 작업은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주는 취득가격을 과세평가액으로 한 뒤 1% 정도를 재산세로 부과한다고 합니다. 아울러 매년 재산세 평가액의 상승률을 2%로 제한하고요. 이런 경우 세 부담 예측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다만 새 집을 구하면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니 주택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을 우려가 있습니다.

끝으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안)에 따르면 종부세 과세 대상 공동주택 수가 1세대 1주택자 기준(12억원 초과) 48만7362가구가 됐다고 합니다. 전체(1585만1336가구)의 3.07%입니다. 전년도에는 이 비율이 2.04%였는데 1%포인트 이상 늘었습니다. 서울에서만 13만4531가구가 증가했습니다.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종부세를 처음 도입한 당시에는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가 종부세 납세 대상이었고 4만명이 안 됐습니다.
종부세 제도의 도입 취지는 부자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의 부자가 너무 많아진 걸까요. 이참에 종부세도 손을 보는 건 어떨까요. 보유세를 재산세로 일원화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은 재산세 누진율을 확대 적용해 보완하고요. 이재명 대통령이 관심 있어 하는 실효세율 관리도 그렇게 하는 편이 쉽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지수 (jisoo2393@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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