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막으면 ‘갭투자’ 매물 풀릴까…“역전세 사고 유의해야”

최미랑·김지혜 기자 2026. 4. 2. 06: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오는 17일부터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한 1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다주택자 급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오는 17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연장할 수 없게 되면서 서울·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강남권을 비롯해 일부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임대인의 대출 여력 축소가 임차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1일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당분간 수도권 주택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담대 만기가 도래하는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 소유 아파트는 1만2000가구로 만기 연장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곧장 주택 가격에 직접 영향을 줄 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매물이 시장에 계속 나오면 가격 하락 압력이 생기고,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방안이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 5월 9일 이후에도 다주택자 매물이 계속 나오도록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해 매물이 계속 시장에 나오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보유했지만 현금 여력은 약한 ‘레버리지’ 투자자와 금리·보유세·공실 부담이 누적된 ‘비핵심지’ 다주택 보유자는 매도 압박이 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다주택자 만기연장 불허는 서울 강남3구 등 초고가 주택 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3구 등은 정부의 양도세 중과 시행 발표 등으로 지난 2월부터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한 바 있다. 주담대에 세입자 전세금을 더해 이들 지역 고가 주택에 ‘갭투자’한 다주택자는 버티지 못하고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대출에 의존한 수도권 외곽 지역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늘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인천 등 신축 아파트가 많은 경기도 외곽지역은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더욱더 촘촘해져 고가 주택 매수에 이용되던 사업자대출 등 ‘우회로’가 차단된 점도 초고가 주택 시장에 불리한 요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부가 사업자대출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쓰이던 고가주택 매수 자금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라며 “당분간 대출 한도 축소와 자금 출처 조사가 맞물려 주택 매매시장은 관망세 속에서 숨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대책이 세입자를 낀 다주택자 아파트에 초점을 둔 만큼 임차인 보호 관련 위험요인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전문위원은 “대출 상환 부담을 받는 임대인이 전세가를 올리려고 시도할 수 있고, ‘역전세’에 따른 금융사고의 위험도 있다”며 “세입자 있는 다주택자 매물을 사는 경우, 매도인의 보증금 반환 여력 부족으로 주택 매수 후에도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해 입주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