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1억 달러 육박..올해도 나온 ‘ML 데뷔 전 장기계약자’, 과거 성공사례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데뷔 전 장기계약' 선수가 올해도 탄생했다. 과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시애틀 매리너스는 4월 1일(한국시간) 내야수 콜트 에머슨과 대형 연장계약을 맺었다. 시애틀은 에머슨과 8년 9,5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구단 옵션과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최대 9년 약 1억3,000만 달러까지 규모아 가 상승할 수 있는 계약이다.
오타니 쇼헤이(LAD)가 무려 6억8,000만 달러 디퍼가 포함된 총액 10년 7억 달러 계약을 맺었고 후안 소토(NYM)가 디퍼 없는 15년 7억6,5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총액 7억 달러 계약 시대가 이미 열린 메이저리그다. 보장 금액 1억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에머슨의 계약은 그리 놀랄만한 액수는 아니다.
하지만 이 계약이 대단한 것은 바로 에머슨의 경력에 있다. 2005년생 내야수 에머슨은 아직 메이저리그에 데뷔도 하지 않은 유망주다. 에머슨은 이 계약으로 비로소 40인 로스터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에머슨의 계약은 역대 메이저리그 데뷔 전 체결한 최고액 계약이다. 2년 전 밀워키 브루어스가 잭슨 추리오와 맺은 8년 8,200만 달러 계약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 전체 7순위 유망주, 팀 내 1순위 유망주인 에머슨에게 시애틀은 그만한 기대를 품고 있다.
에머슨의 계약은 역대 9번째로 체결된 유망주의 빅리그 데뷔 전 장기계약이다. 에머슨 이전 8명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 소속팀과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나온 두 번째 계약이기도 하다. 불과 하루 전인 3월 31일에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내야수 유망주 쿠퍼 프랫과 8년 약 5,000만 달러가 보장되는 규모의 장기계약을 맺었다. 프랫은 지난해까지 트리플A 무대조차도 밟지 못해 본 선수다.
프랫과 에머슨 이전 7명의 '데뷔 전 장기계약자'들은 과연 어떤 성과를 냈을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에게 장기계약을 안기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을까.
빅리그 데뷔 전 장기계약을 맺은 최초의 선수는 2014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존 싱글턴이었다. 1991년생 좌투좌타 1루수 싱글턴은 장타력을 가진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휴스턴은 싱글턴과 5년 1,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그를 빅리그에 데뷔시켰다. 다만 결과는 처참했다. 싱글턴은 데뷔시즌 95경기 .168/.285/.335 13홈런 44타점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5시즌 동안 272경기 .197/.299/.345 29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두 번째 주인공은 2018시즌에 앞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6년 2,4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데뷔한 내야수 스캇 킹거리였다. 다른 팀에서 드래프트 지명을 받았던 싱글턴과 달리 킹거리는 필라델피아가 직접 드래프트에서 이름을 부른 선수. 그만큼 기대감도 컸다. 킹거리는 데뷔시즌 147경기 .226/.267/.338 8홈런 35타점 10도루로 부진한 뒤 2년차 시즌에 126경기 .258/.315/.474 19홈런 55타점 15도루로 성적이 오르며 기대에 부응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추락했고 빅리그 6시즌 통산 344경기 .227/.278/.382 30홈런 96타점 26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19시즌에 앞서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엘로이 히메네즈와 6년 4,3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1996년생 외야수 히메네즈는 앞선 두 선수와 달리 전체 3순위 유망주 평가까지 받았던 '초특급' 기대주였다. 히메네즈는 데뷔시즌 122경기 .267/.315/.513 31홈런 79타점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4위에 올라 기대치를 제대로 충족시켰다. 부상 등 부침이 있었지만 2023년까지 5시즌 동안 436경기 .275/.324/.487 89홈런 275타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최근 2년은 크게 부진했지만 6년 계약 중 5년을 활약한 히메네즈는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완전한 실패도 아니었다. 2020년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시애틀이 2019시즌 종료 후 6년 2,400만 달러가 보장되는 계약을 안긴 1루수 에반 화이트는 단 2시즌만에 빅리그에서 사라졌다. 화이트는 데뷔시즌인 2020년 1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지만 2년간 84경기 .165/.235/.308 10홈런 35타점으로 부진했다.
히메네즈의 루키 시즌에 만족한 화이트삭스는 2020년 1월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와 6년 5,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쿠바 출신 1997년생 외야수 로버트 역시 당시 전체 3순위 유망주 평가를 받은 선수. 로버트는 데뷔시즌 56경기 .233/.302/.436 11홈런 31타점을 기록해 신인왕 2위에 올랐고 2023년에는 145경기 .264/.315/.542 38홈런 80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며 올스타 선정, 실버슬러거 수상, MVP 투표 득표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 2년 연속 급격히 부진하며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됐다. 역대 데뷔 전 장기계약 선수 중 유일하게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다.
2023년 겨울에는 밀워키가 2004년생 외야수 추리오와 계약했다. 전체 2순위 유망주였던 추리오는 데뷔시즌 148경기 .275/.327/.464 21홈런 79타점 22도루를 기록해 20-20클럽 가입과 함께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31경기 .270/.308/.463 21홈런 78타점 21도루를 기록해 큰 기복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2년 연속 준수하게 활약한 추리오는 현재 밀워키의 핵심 전력이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2024년 1월 2001년생 내야수 유망주 콜트 키스와 6년 2,864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키스는 첫 2시즌 동안 주전 내야수로 289경기에 출전해 .261/.323/.398 13홈런 108타점의 무난한 성적을 썼다. 뛰어난 활약이라 부르기는 어렵지만 서비스타임 6년치 계약을 아주 크지 않은 금액에 미리 맺었다고 보면 무리는 없는 수준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엄청난 기대 속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전부터 장기계약을 맺은 선수는 여럿 있었지만 기대를 충족시킨 선수는 일부에 불과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선수가 더 많았다. 다만 이미 성공의 징후를 보인 후에는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구단들은 고민 끝에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선택을 하곤 한다. 과연 올해 장기계약과 함께 데뷔하는 두 선수는 어떤 커리어를 쌓아나갈지 주목된다.(자료사진=콜트 에머슨)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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