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고는 못 사는 김도영… 하이볼 삼진 수모, 하이볼 대형 홈런으로 씻어냈다

심진용 기자 2026. 4. 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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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31일 잠실 LG전 2회 투런 홈런을 때리고 타구를 확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실패해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방향성만 맞는다면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시도한다. 슈퍼스타 김도영(23·KIA)이 강한 이유다.

김도영은 지난 29일 인천 SSG전 3회초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 높은 직구에 연달아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0-4로 뒤진 상황에서 단번에 흐름을 바꿀 수 있었던 기회였기에 아쉬움이 매우 컸다.

앞으로 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우려되는 삼진이었다. 높은 코스에 부담이 생겨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에도 스윙을 주저하게 된다면, 타격 밸런스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이틀 만에 다시 열린 31일 잠실 LG전, 1회 김도영의 첫 타석부터 높은 공이 계속 들어왔다.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의 공 4개가 모두 높은 코스였다. 김도영은 망설이지 않았다. 초구 볼과 2구 커브를 지켜본 뒤, 3구와 4구 높은 직구에 곧장 방망이를 휘둘렀다. 3구 직구에는 방망이가 헛돌았다. 하지만 다시 들어온 4구째 직구를 파울로 걷어냈다. 결국 5구 만에 처음으로 바깥쪽 낮은 공이 들어왔고, 김도영은 가볍게 밀어친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김도영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높은 공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2구째 시속 137㎞ 커터를 받아쳐 시즌 첫 홈런을 때렸다. 위쪽 공을 그대로 잡아당겼다.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나온 홈런성 타구 역시 높은 직구를 받아친 결과였다.

이날 김도영이 다섯 타석에서 상대한 23구 중 절반에 가까운 10구가 위쪽 코스였다. 이 10구를 상대하며 김도영은 다섯 차례 방망이를 휘둘렀다. 완전히 벗어난 볼을 제외하면, ‘히팅 존’에 들어온 공에는 모두 스윙이 나갔다. 그렇게 홈런 포함 3안타 4출루 3타점을 기록했다. 충격이 컸던 29일의 헛스윙 삼진 직후, 완벽하게 반등했다.

김도영은 경기 후 “SSG전 삼진이 머리에 너무 많이 남았다. 야구는 분위기 싸움인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었다. 팀에 많이 미안했다”고 했다. 하지만 ‘높은 공 헛스윙 잔상은 없었느냐’는 말에는 고개를 저었다. 김도영은 “내가 하이 볼에 약한 선수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날은 그냥 내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1회 첫 타석 3구째 높은 직구에 헛스윙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김도영은 “거기가 내 존이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결과가 늘 좋을 수는 없지만, 쳐야 하는 공은 두려움 없이 방망이를 휘둘러야 한다는 뜻이다.

김도영은 개막 3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다.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2024년 38홈런을 넘어, 40홈런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몸 상태는 완벽하고, 타격감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날 첫 타석 적시타와 4회 펜스 앞에서 잡힌 뜬공까지, 반대 방향으로 질 좋은 타구가 두 차례 나온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 위험이 큰 만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꿋꿋하게 부담을 떨쳐내고 있다. 김도영은 “신경이 안 쓰인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주루할 때 다쳐봤고, 수비할 때도 다쳐봤다. 부상은 계속 경계해야겠지만 (부담은) 떨쳐내야 한다. 경기 수가 쌓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경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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