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롯데만 웃었다? 이제부터는 다를 껄… ‘미친 154㎞ 뱀직구’ LG는 다 생각이 있었구나

김태우 기자 2026. 4. 2. 05: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강력한 구위와 한층 나아진 제구력을 선보이며 LG 불펜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른 우강훈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 롯데와 LG는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하며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모았다. LG는 내야수 손호영(32)을 롯데로 보내는 대신, 사이드암 우강훈(24)을 영입했다.

당시 팀 타선이 그리 강하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던 롯데는 타자 보강이 절실했다. 그렇다고 주전급 타자를 데려오자니 트레이드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대신 LG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손호영에 눈독을 들였다. 반대로 LG에서 손호영은 다소간 ‘잉여 자원’이라고 평가할 만했다. 대신 우강훈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LG로서는 미래를 바라보고 한 트레이드라고 해석할 만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년 롯데의 5라운드(전체 41순위) 지명을 받은 우강훈은 트레이드 이전까지 1군 출전 경력은커녕 2군 경력도 그렇게 많지 않은 선수였다. 2021년 이후 입대했기 때문이다. 2022년은 군 복무를 했고, 2023년 복귀 후 1군 3경기에 나선 게 전부였다. 그러나 LG는 오랜 기간 우강훈을 관찰한 결과가 있었다. 군 문제도 해결할 만큼 잘 다듬으면 1~2년 뒤에는 팀 불펜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사실 트레이드 손익표는 지금까지 롯데에 많이 치우쳐 있었다. 롯데에서 출전 기회를 확보한 손호영은 2024년 시즌 102경기에서 타율 0.317, 18홈런, 78타점을 기록하며 ‘트레이드 복덩이’로 등극했다. 지난해 출전 경기 수와 성적이 동반 하락하기는 했지만, 롯데의 고비를 넘기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창 때보다 비중은 떨어졌지만 올해도 1군 전력으로 활용되고 있다.

▲ 트레이드 이후 1군 불펜에 자리를 잡지 못한 우강훈은 올해 경쟁자들의 이탈과 별개로 그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LG트윈스

반대로 우강훈은 다듬는 시간이 길었다.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으나 제구력이 들쭉날쭉했고, 1군 타자들과 승부하는 요령도 부족했다. 2024년 1군 14경기에서 11⅔이닝, 지난해 1군 11경기에서 9⅔이닝 소화에 그쳤다. 간간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강력한 LG 불펜을 돌파하기에는 경기력이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판이 바뀔 기미가 보인다. 우강훈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집중적인 조련을 거쳐 1군에서 자리잡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시즌 프리뷰에 등장했다가 개막 때 사라지는 유형의 선수였다면, 올해는 인상적인 투구로 1군 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구위가 예사롭지 않다. 염 감독의 평가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1군 캠프에 가지는 못했으나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우강훈은 개막 후 어수선한 LG 불펜에서 혜성이 될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3월 28일 KT와 경기에서 1이닝 무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1일 잠실 LG전에서도 팀이 4-1로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또 다시 퍼펙트 피칭을 했다.

▲ 1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개막 후 2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자랑하고 있는 우강훈 ⓒLG 트윈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에 따르면 이날 우강훈의 최고 구속은 시속 154㎞가 찍혔다. 그것도 그냥 154㎞가 아니라 제구와 공의 움직임이 동반된 강속구였다. 우타자 몸쪽으로 말려들어가는 패스트볼이 인상적이었다. 선두 정현창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것에 이어 이날 이미 3안타 경기를 했던 김호령을 2루수 땅볼로, 그리고 상대 외국인 타자인 카스트로를 3루수 땅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이른바 ‘뱀직구’의 향연이었다.

시즌 초반 부상자로 마운드가 다소 어수선한 상황에서 염 감독은 “3년 동안 (불펜에) 뿌린 씨앗이 있다. 그래도 올해는 1~2명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강훈도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괜찮아서 타이트한 상황에서 쓸 것이다. 좋을 때 써봐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 1일 경기에서 홀드 상황에 등판했는데 좋은 구위와 강심장을 보여주면서 염 감독의 마음에 쏙 들 만한 경기를 했다. 향후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우강훈은 아직 만 24세의 선수고, 앞으로 던질 날이 창창한 선수다. 여전히 정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우영, 그리고 박명근의 입대로 옆구리 전력이 약해진 LG에서는 더 희소가치를 가질 수 있다. 염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지금 실패해도 다시 정비해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강훈은 그 과정조차 생략하고 팀의 필승조로 거듭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1일 경기에서 유감없이 증명했다.

▲ 염경엽 감독은 우강훈을 조금 더 중요한 시점에 쓰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LG트윈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