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드롭 떠난 자리에 핀 ‘메이플 스토리’…현실판 ‘로그인’ 시작한다

김동환 2026. 4. 2.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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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에 ‘메이플 아일랜드존’ 조성
어트랙션과 굿즈 등 즐길 거리도 다양
‘시시함’ 없다…방문객에게 짜릿함 선사
지난해 1월 차가운 겨울바람을 뚫고 마주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번지드롭’과 ‘회전그네’는 20여년 운행 대장정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었다.
 
25년간 2000만명 넘는 방문객의 심장을 쿵 하고 떨어뜨린 어트랙션 ‘번지드롭’과 동화 같은 풍경의 상징이었던 ‘회전그네’는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었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놀이기구와 관련된 추억을 떠올리며 아쉬워했고, 현장을 기록한 수첩에는 ‘한 시대의 퇴장’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2025년 2월을 마지막으로 ‘번지드롭’과 ‘회전그네’가 사라진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그 자리에 지난 1일 넥슨과 롯데월드가 함께 조성한 ‘메이플 아일랜드존’이 눈에 띄고 있다. 김동환 기자
 
1년여가 흐른 지난 1일, 다시 찾은 같은 자리에는 다른 공기가 흘렀다.

육중한 철골 구조물이 뿜어내던 위압감 대신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색채와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다.

넥슨과 롯데월드는 오는 3일 정식 개장을 앞둔 ‘메이플 스토리’ 지식재산권 기반의 테마존 ‘메이플 아일랜드존’을 이날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지난 1일 넥슨과 롯데월드가 함께 조성한 ‘메이플 아일랜드존’에서 새로운 어트랙션 ‘에오스 타워’가 운행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수많은 이용객의 짜릿한 비명과 함께 번지드롭이 높게 솟구치던 자리에는 ‘에오스 타워’가 들어섰다.

32m 높이에서 시속 72㎞로 떨어지며 상승과 낙하를 반복하던 번지드롭의 ‘매운맛’은 사라졌지만, 스토리텔링이 그 자리를 채웠다.

게임 ‘메이플 스토리’ 속 캐릭터 핑크빈을 만나기 위해 장난감 병정과 함께 타워를 오르내린다는 설정은 표 한 장으로 동심의 세계에 로그인하는 기분을 선사한다.

탑승 시 빠른 속도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타워를 오르내리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정상에 도달한 순간에는 석촌호수와 ‘메이플 아일랜드존’ 일대를 색다른 시야로 담을 수 있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만났던 시민들은 번지드롭의 종료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입을 모았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놀이기구의 등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번지드롭과 회전그네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이용객들이 다시 롯데월드를 찾아 ‘메이플 아일랜드존’의 놀이기구를 즐긴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지난 1일 넥슨과 롯데월드가 함께 조성한 ‘메이플 아일랜드존’에서 PC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의 캐릭터들이 눈에 띄고 있다. 김동환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약 600평 규모로 조성된 ‘메이플 아일랜드존’ 전체의 분위기다.

기자는 ‘메이플 스토리’라는 게임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른바 ‘메알못(메이플 스토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게임을 해본 적 없는 기자에게도 헤네시스, 루디브리엄 등 게임 속 지역을 현실로 옮겨놓은 풍경은 호기심을 유발했다.

2D 도트 그래픽의 따뜻함이 실물 조형물로 구현된 모습은 테마파크가 하나의 만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현장에서 마주친 캐스트(직원)들이 방문객들을 향해 “용사님,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대목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메이플 스토리’ 게임 속 NPC(게임 속 인물)가 플레이어를 ‘용사님’이라 부르며 도움을 요청하거나 임무를 부여하던 설정을 그대로 옮겨왔다.

모니터 앞에서만 불리던 그 호칭이 석촌호수의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순간, 방문객들은 단순한 ‘관람객’에서 이 세계의 ‘주인공’으로 전직하게 된다.

지난 1일 넥슨과 롯데월드가 함께 조성한 ‘메이플 아일랜드존’에서 패밀리형 롤러코스터인 ‘스톤 익스프레스’가 운행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시선을 돌려 살펴본 ‘스톤 익스프레스’는 이 구역의 활력을 책임지는 패밀리형 롤러코스터다.

‘패밀리형이라 너무 시시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롯데월드 관계자는 고개를 저었다.

실제로 지켜본 스톤 익스프레스는 속도감 있게 메이플 아일랜드존을 누비며 사전 체험에 나선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물했다.

과거 회전그네가 정적인 하늘 산책을 선사했다면, 이제는 정령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역동적인 서사가 이곳에 새롭게 뿌리를 내린다.

힘을 잃어가는 신비로운 정령의 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정령들과 함께 모여 정령의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야기를 가진 패밀리형 어트랙션 ‘아르카나 라이드’도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굿즈, 식음료, 미니 게임 등 다양한 즐길 거리도 마련됐다.

지난 1일 넥슨과 롯데월드가 함께 조성한 ‘메이플 아일랜드존’에서 패밀리형 어트랙션 ‘아르카나 라이드’가 운행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이날 사전 공개 현장에는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도 함께했다.

친구나 지인과 함께 온 것으로 보이는 유튜버 등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시선을 끌었다.

게임을 잘 아는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와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은 앞으로 이곳에서 일상이 될 풍경처럼 보였다.

2000년대 학생 신분으로 게임을 즐겼던 이들이 부모가 돼 아이들과 함께 ‘주황버섯’ 모자를 쓰고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장면은 묘한 감동을 자아냈다.

2000년부터 25년간 하루 평균 118회 운행하며 에베레스트를 약 1만1300개 쌓은 높이인 10만km를 오간 롯데월드 ‘번지드롭’의 지난해 1월 모습. 김동환 기자
 
25년간 하루 평균 118회 운행하며 에베레스트를 약 1만1300개 쌓은 높이인 10만km를 달렸던 번지드롭 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넥슨과 롯데월드는 그 토양 위에 ‘메이플 아일랜드존’이라는 새로운 꿈의 씨앗을 틔워내고 있었다.

온라인 세상 속에서 게임 즐기던 이들의 ‘메이플 아일랜드존’ 로그인의 순간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로 이어지는 다리에 PC 온라인 게임 ‘메이플 스토리’의 핑크빈 캐릭터가 눈에 띈다. 김동환 기자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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