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제 영어유치원’ 운영 제한, ‘놀이식 교육’은 허용… 기준 논란

최예나 기자 2026. 4. 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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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실상 '종일반 영어유치원'(영어학원)을 제한하는 초강력 대책을 꺼내 든 것은 '4세·7세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사교육 대상이 저연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6세 미만의 사교육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절반이 사교육을 받았고, 1인당 월평균 33만 원 이상을 썼다.

지난해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영어유치원 월평균 비용은 154만 원, 놀이학원은 116만7000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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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사교육과의 전쟁]
만 3세미만 국영수 위주 교육 금지… 유아 점수-순위 매긴 성적표도 제재
신체발달-체험형 놀이교육은 가능
학부모 “놀이형 학원 더 비싸질라”… 고액 과외-변칙 사교육 등 우려도
정부가 사실상 ‘종일반 영어유치원’(영어학원)을 제한하는 초강력 대책을 꺼내 든 것은 ‘4세·7세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사교육 대상이 저연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처음 실시한 6세 미만의 사교육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절반이 사교육을 받았고, 1인당 월평균 33만 원 이상을 썼다.

하지만 영유아 학원 가운데 놀이 교구를 활용해 체험 위주의 교습을 하는 곳이 많아 정부가 금지하려는 ‘주입식 교습’을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를 피해 ‘놀이형 사교육’으로 수요가 몰리거나 음지로 더 숨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 ‘영어유치원’ 하루 3시간 이상 교습 금지

1일 교육부의 ‘영유아 사교육 대응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만 3세 미만에게 ‘인지 교습’을 전면 금지하고, 3세 이상 유아에게는 ‘인지 교습’ 시간을 하루 3시간(주당 15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연내 학원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인지 교습은 국어, 영어, 수리 등 지식 습득을 목적으로 한 학원의 주입식 강의를 뜻한다.

예를 들어 강사가 ‘A는 Apple’이라고 칠판에 적고 아이들에게 10번씩 따라 읽게 하거나, 숫자 카드를 보여주며 1부터 100까지 순서대로 외우게 하고 틀리면 다시 반복시키는 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3세 미만은 오감과 신체 활동으로 생존과 감각을 담당하는 뇌가 발달하는 시기”라며 “과도한 주입식 교육은 아동 발달을 저해한다”고 했다.

아울러 유아의 학습 결과를 점수, 등급, 순위 등으로 표시해 성적표를 발송하는 식의 비교·서열화도 금지할 방침이다. 앞서 학원법 개정을 통해 올해 10월부터 영유아 대상 영어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도 금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종일제 영어유치원이 무조건 문을 닫는다는 뜻은 아니고 3시간까지만 주입식 교습이 가능하다는 얘기”라며 “인지 교습의 기준을 담은 지침서나 사례집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또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반 학원을 대상으로 매출액의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신설하고, 기존 과태료도 10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신고 포상금도 현행 1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대폭 높인다.

● 학부모-교원단체 “실효성 의문”

그 대신 아동의 신체 발달과 감각적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놀이 교육이나 돌봄 예체능 교습은 계속 허용된다. 교육 현장에서는 많은 영유아 학원들이 율동이나 상황 체험 등으로 영어나 수학을 가르치는 식으로 교육 방식을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도 놀이학교나 놀이식 영어유치원을 표방하는 학원들은 이런 식의 수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6세 자녀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강모 씨(37)는 “학부모들이 제재가 없는 놀이형 영어유치원을 찾을 것”이라며 “지금도 놀이형 학원은 비싼데 가격이 더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교육부 실태조사에서 영어유치원 월평균 비용은 154만 원, 놀이학원은 116만7000원에 달했다. 직장인 허모 씨(39)는 “과거 중고교 과외를 금지했을 때처럼 영유아 사교육도 음지로 숨어들어 더 비싼 비밀 교습소가 생겨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도 사교육 경감이라는 대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근본 해법이 빠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원 입학시험을 금지하거나 시간을 제한하는 식의 규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국공립 유치원 교육의 질을 높여 부모가 아이를 맡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수요 억제 없이 단속 정책만으로는 고액 비밀 과외나 변칙 사교육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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