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소감 발표자 ‘가위바위보’로 정했어요

백수진 기자 2026. 4. 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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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케데헌’ 주역들
1일 한국을 찾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역들이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작곡가 남희동·이유한·곽중규, 크리스 아펠한스·매기 강 감독, 작곡가 겸 가수 이재. /장경식 기자

“오스카 수상 소감 발표는 가위바위보로 정했어요. 한국식으로, 공평하게.” (곽중규) “골든글로브도 제가 이겨서 참석했고, 오스카 때도 제가 이겨서 발표를 맡았죠.” (이유한) “트로피를 누가 가져갈지도 가위바위보로 정해야 할 것 같아요.” (남희동)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주역들이 황금빛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케데헌’은 올해 골든글로브와 그래미에 이어 지난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거머쥐며 미국 주요 대중문화 시상식을 휩쓸었다. 1일 서울에서 열린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는 매기 강·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주제가 ‘골든’을 작곡하고 부른 이재, ‘골든’ ‘유어 아이돌’ 등을 공동 작곡한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팀 아이디오(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가 참석했다.

가수 이재가 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이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골든’ 특별 공연의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판소리와 전통 무용, K팝이 어우러진 무대는 할리우드까지 사로잡은 한류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리허설 때 많이 울었어요. 그렇게 큰 무대에서 국악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러웠어요. 무대에 오르기 전, 판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그 순간 자신감이 솟아오르더라고요.”

아이디오 남희동(왼쪽부터), 이유한, 곽중규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은 아이디오는 시상식 당일 미처 전하지 못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당시 이재가 소감을 마친 뒤 이유한에게 마이크를 넘기는 순간, 퇴장 음악이 나오며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가족들과 더블랙레이블 테디 프로듀서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께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이유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지만, 그 순간마저도 즐거웠고 영광스러웠죠.”(남희동)

이날 현장에서는 속편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매기 강 감독은 “어떠한 스포일러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1편보다 더 크고 파란만장한 영화가 될 테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한국만의 독특한 스타일인 트로트나 K팝에 영향을 준 헤비메탈 장르도 관심을 두고 있어요.” 남자 주인공 진우의 생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아펠한스 감독은 “진우는 우리 가슴속에 살아 있지 않나”라며 웃어넘겼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아펠한스 감독은 “1편을 반복하기보단, 팬들의 예상을 뒤엎고 한계를 확장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영화의 영혼(soul)은 ‘코리안니스(Koreaness·한국스러움)’에 있다”면서 “모든 것의 중심엔 한국 문화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아펠한스 감독의 아내 역시 한국계 미국인으로, 그는 “20여 년간 한국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왔다”고 했다. 그가 지켜본 ‘한국스러움’은 “고통과 시련을 겪으며 얻게 된 강인함과 그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했다. “주인공 루미 역시 굉장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강해지죠. 루미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인의 그런 면모가 세계에 알려진 것 같아요.”

메기 강 감독이 1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장경식 기자

매기 강 감독은 수상 직후 “전 세계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에 대해 그는 “교포에 대해선 아직도 온전한 한국인이 아니라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저 역시 그렇게 느꼈던 적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 이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세계로 확장된 만큼, 두 문화에 걸쳐 살아가는 사람들이야말로 그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이들을 꼭 조명하고 싶었고, 우리도 한국 문화의 일부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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