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는 베트남 갔는데…'北 유입설' 어떻게 번졌나

조봄 기자 2026. 4. 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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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가 이른바 '원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을 유포한 '전한길뉴스', '전라도우회전', 'TV자유일보' 등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그는 "원유 우선권 행사를 잘못해서 베트남이 90만 배럴을 구매한 것인데 이게 북한으로 갔다고 아주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면서 "경찰에서 신속하게 수사해서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밝혀서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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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
제기한 유튜브 채널 3곳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 고발
SNS 근거로 北 유입설 증폭 
이재명 대통령이 3월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 등 가짜뉴스와 관련해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사진 | 뉴시스]
산업통상부가 이른바 '원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을 유포한 '전한길뉴스' '전라도우회전' 'TV자유일보' 등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해당 의혹을 "악의적인 헛소문"으로 규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을 주문했는데, 곧바로 산업통상부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은 전날 '전한길뉴스' 등 3개 채널의 운영자들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부가 우선구매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아 해외로 판매된 국제공동비축 원유 90만 배럴이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우선구매권을 즉시 행사하지 않아 울산 소재 석유비축기지에 보관 중인 국제공동비축 원유 90만 배럴이 해외로 판매된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산업부는 석유공사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고, 감사 결과에 따라 엄중 문책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다만 정부는 해당 원유의 구매처가 중국이나 북한이 아니라 베트남이라고 밝혔다.

북한 유입설을 주장하는 상당수 영상들이 근거로 삼은 내용은 미국에서 정치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진 커밍스의 SNS 게시글이었다. '더 아시아 포스트'와 '더 코리안 위클리'의 전직 발행인이라는 그는 지난 3월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원유 거래 허브인 싱가포르를 방문한 일정과 이후 90만 배럴이 해외로 판매된 경과가 맞아 떨어진다며 중국의 요청으로 원유가 넘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진 커밍스 페이스북 게시글. [사진 | 진 커밍스 페이스북 계정 캡쳐]
다만 커밍스는 구매처를 중국으로 의심했고, 북한 관련 언급은 없었다. 또 해당 의혹은 정황에 기반한 추정이었고, 이 때문에 스스로도 "나의 의혹 제기가 틀렸길 바란다"고 유보적 입장을 명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들이 그의 주장을 인용하고 재가공하며 살을 붙이면서 '중국에 판매'라는 가설은 '북한으로 유입'이라는 좀 더 자극적인 서사로 변형돼 유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고발 당한 3개 채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3월 31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원유 우선권 행사를 잘못해서 베트남이 90만 배럴을 구매한 것인데 이게 북한으로 갔다고 아주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면서 "경찰에서 신속하게 수사해서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밝혀서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위기탈출을 위해 힘들게 애쓰고 있는데 이상한 가짜뉴스를 퍼트려 고통을 가하거나 방해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정치도 적당하게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 장관은 곧바로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김 장관은 "국가적 위기를 개인의 이익이나 정치적 이익에 활용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가짜뉴스는 사회질서를 어지럽히고 국가의 위기극복을 방해하는 중대한 범죄인만큼 모든 조치를 활용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 캡쳐]
단순 가정에서 출발한 SNS 게시글이 극우 유튜브 생태계를 거치면서 더욱 자극적인 서사로 재구성되고, 급기야 대통령이 이를 언급하고 장관이 고발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앞으로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고발 대상이 된 전한길 전 강사는 1일 자신의 채널에 반박 영상을 올려, "정부에서 진작 베트남으로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 알려줬으면 이런 의혹 보도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정부 쪽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면서 "'전한길뉴스'는 언론이고 신속하게 보도할 의무가 있고 권리가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sp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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