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안 보이는 공사장·광산… 피지컬AI가 일한다

실리콘밸리/강다은 특파원 2026. 4. 2. 00: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가보니
미국 피지컬 AI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관제 센터에서 직원이 무인 건설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31일(현지 시각) 미 실리콘밸리 피지컬 AI 기업 ‘어플라이드 인투이션’ 본사 앞 주차장. 공사장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소형 건설 장비가 흙과 자재를 나르며 분주히 움직였다. 장애물을 피해 이동한 뒤 자재를 들어 올리기 쉬운 위치에 내려놓는 동작까지 매끄러웠다. 하지만 운전석에는 아무도 없었다. 인공지능(AI)이 장비를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향후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면 사람은 현장이 아닌 관제실에서 전체 작업을 지휘하는 역할만 맡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장면은 자동차·로봇·건설 장비 등에 들어가는 AI 소프트웨어와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어플라이드 인투이션이 구현해 보인 ‘미래 산업 현장’이다. AI가 컴퓨터를 벗어나 다양한 ‘몸’을 갖고,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도로·건설·광산·농지 등 다양한 현장은 점차 무인화되며, AI가 자율적으로 작업하는 ‘다크 팩토리’로 변화 중이다.

AI가 적용된 건설 장비. 운전석에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작업할 수 있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모든 현장이 ‘다크 팩토리’로

어플라이드 인투이션은 2017년 설립됐다. 지난해 6월 기준 기업 가치가 150억달러(약 22조6470억원)에 달한다. 생성형 AI 이후 피지컬AI가 차세대 기술로 부상하면서 이 업체는 이날 처음으로 미디어와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피지컬AI 데이’를 열었다.

피지컬 AI는 로봇뿐 아니라 자동차, 드론, 건설 장비 등 다양한 기계에 탑재되고 있다. 특히 새 로봇을 만들 필요 없이 기존 기계에 지능(AI)을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상용화가 더 쉽다. 카사르 유니스 최고경영자(CEO)는 “AI를 둘러싼 변화의 핵심은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에 지능을 넣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자율주행 기술은 승용차를 넘어 로보택시와 화물 운송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어플라이드 인투이션은 폭스바겐 그룹 상용차 브랜드 트라톤과 자율주행 플랫폼 ‘트라톤 원 OS’를 공동 개발하고, 일본 이스즈와 함께 레벨4 수준 자율주행 트럭을 상업 노선에 투입했다. 광산·건설·농업 등 위험하고 고된 현장에도 피지컬 AI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은 광산 장비 제조사 고마쓰와 자율 주행 광산 장비를 개발하고,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작동하는 농기계 시뮬레이션 환경도 구축 중이다. 국방 산업도 피지컬 AI의 중요한 축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군사용 드론 시장은 현재 420억달러에서 2035년 2600억달러로 6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그래픽=이철원

◇위험한 현장 노동력 부족 해법 되나

각종 운송수단이나 기계에 들어갈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율 주행 AI 모델 알파마요와 이 AI 모델을 훈련시킬 3D 가상 시뮬레이션장 ‘옴니버스’를 개발했다. ‘농슬라(농기계+테슬라)’로 불리는 존디어는 트랙터에 카메라와 센서를 달아 장애물을 인식하고, AI가 주행 경로를 결정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농부는 스마트폰으로 여러 대의 트랙터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캐터필러는 광산용 자율화 장비를 개발 중이며, 안두릴·쉴드AI 등 방산 기업들도 드론과 무인기 자율화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다크 팩토리가 돼 버린 현장에서 사람이 할 일은 관리·감독 업무로 축소된다. 이에 기업들은 피지컬AI 도입이 늘면, 위험하고 열악한 현장에서 만성적으로 시달리는 노동력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