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전시작품 ‘표구 손상’ 물의
이당 김은호의 ‘산수도’
설치중 병풍 상단에 5㎜ 구멍
1차 보수 후 현재 전시 계속
미술계 “표구도 작품의 일부”
부실한 작품관리 비판 목소리


울산시립미술관이 타지역의 국공립 박물관으로부터 대여받아 선보이고 있는 한 작품의 표구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작품에는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나, 지역 미술계에서는 표구도 작품의 일부로 봐야한다며 울산시립미술관의 안일한 작품 관리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일 울산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울산시립미술관이 진행 중인 한국 근현대 동양화 기획전 '시대지필(時代之筆)'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당 김은호(1892~1979)의 '산수도'(1945년작)의 병풍 우측 상단이 손상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11일 울산시립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발생했다. 전문설치업체 소속 인력이 아크릴 지주를 고정하던 중 전동드릴 오작동으로 나사가 탈락해 병풍 우측 상단에 지름 5㎜ 정도의 구멍이 생겼다.
손상이 발생한 이당 김은호의 '산수도'는 한국 근대 동양화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 맥락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6폭 병풍 형식의 채색 산수화로 고전적인 동양화 양식이 많이 퇴색되고 대신 서양 풍경화에서 차용한 원근법이 두드러진다.
원래대로라면 작품을 대여해준 서울역사박물관에 작품을 반환해야 하지만, 울산시립미술관측이 이번 전시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요청해 전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서울역사박물관 보존과학팀 학예연구사 2명이 울산시립미술관을 방문해 1차 보수 작업을 했고, 이후 울산시립미술관은 해당 작품 설치를 완료하고 현재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
전시가 끝나면 서울역사박물관은 작품을 반환 받아 세부 조사를 한 뒤 보험금을 청구할 예정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현재 손상 부위는 추가 이상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전시 종료 후 병풍 우측 상단의 훼손된 비단 부분에 대한 최종 수복(구멍이 난 부분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향후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경우 가입되어 있는 자체 보험을 통해 처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미술계는 공공미술관일수록 더 철저하게 운송 및 관리했어야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병풍도 작품의 일부라며 자칫하면 표구 손상이 작품 본체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미술계 인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쩌다 이런 귀한 작품을 소홀히 했을까 싶다"며 "표구는 그 시대를 보여주는 상당히 의미있는 부분이다. 표구까지 해서 하나의 작품으로 봐야지 본 작품에는 손상이 발생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