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가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상당히 회복돼야 종전 의미있어"

김정아 2026. 4. 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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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장기화시 동아시아가 이란 전쟁 댓가 치뤄"
인플레이션과 기업 마진 압박, 수요에도 부담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REUTERS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2~3주안에 종식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쟁 종식에 대한 낙관론이 미국,아시아,유럽 등 글로벌 증시의 반등을 가져왔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의 통행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호르무즈의 해협의 운송이 빠른 시일내 해결되지 않으면 고유가 장기화의 대가를 주로 동아시아 국가들이 치루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종전에 대한 기대로 1일(현지시간)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최대 5.2% 상승하며 트럼프의 상호관세가 발표된 202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도 급등해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최대 2.5% 상승했다. 미국 증시는 31일 오후장에서 급등세를 보인데 이어 1일도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유가 하락의 관건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이 언제 의미있는 수준으로 회복될 지 불확실하다. 이란은 이 날도 여전히 '트럼프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근거로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날 브렌트유 가격은 유럽 시장에서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그럼에도 전쟁전보다 여전히 37% 가량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 곡선을 기준으로 시장은 향후 1년간 유가가 배럴당 평균 약 8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하루 전날에만 해도 1년간 유가 전망치가 약 70달러 였는데 20% 가까이 높아졌다. 

원유 선물 가격은 향후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기업 마진 하락과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공급 충격은 마진을 압박하고, 가격 결정력을 약화시키며, 수요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시드니 소재 윌슨 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매튜 하우프트는 “다음 단계는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감소 피해와 기업들의 높아진 투입 비용 회수 방안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적량이 의미있게 회복될 때 까지는 해상 운송 차질이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에 하향 조정 압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 선호에서 위험 자산 선호로 본격적으로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680억 달러(약 102조원)를 인출했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발생한 대규모 자금 유출의 약 두 배에 달한다. 2022년 6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자금 유출의 세 배 이상이다. 

유니온 방케르 프리베의 전무이사인 베이-세른 링은 "유가 하락 속도나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 등 불확실성으로 현금 보유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의 충격은 아직 기업 실적 전망치에 의미있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롬바르드 오디에 싱가포르의 전략가 호민 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적량이 의미 있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기업 컨센서스 실적은 급격히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미즈호 증권의 일본 제외 아시아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비슈누 바라탄은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 캘리포니아'의 수렁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란 상황에서) 언제든 체크아웃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떠날 수는 없다"(Check out any time you want, but you can never leave)는 것이다 . 그는 "미국이 한발 물러서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작했지만 그 피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의존도가 더 높아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 동아시아 지역이라는 것도 문제다.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에 속한다. 한국 일본 대만도 높은 중동 석유 의존도로 석유 공급 변동에 취약하다. 최근 이들 국가가 미국 호주 러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확대하고 있으나 정제 설비 등의 차이로 수입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도입은 미국 정부가 정한 4월 11일까지로 시한도 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미즈호의 바라탄은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나 평화 확보도 없이 전쟁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필연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전 세계, 특히 아시아에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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