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주년 맞은 'BAMA' 연결과 네트워크로

2026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2026 BAMA)가 2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다.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5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이번 행사는 단순한 미술 거래의 장을 넘어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실험하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언한다. 15주년을 맞은 BAMA는 이제 '판매'를 넘어 '연결'로, '시장'을 넘어 '네트워크'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의 주제 'NODE : 연결과 확장의 마디'는 그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노드는 서로 다른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작가와 갤러리, 컬렉터와 관람객, 지역과 세계를 잇는 연결의 중심축이 바로 이번 BAMA가 지향하는 가치다. 이는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된 국내 미술 시장 구조에 균열을 내고, 부산·울산·경남이라는 지역 기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청년 작가를 중심에 둔 기획이다. '생동하는 노드: 2030의 맥박' 특별전은 단순 전시를 넘어 신진 작가들의 시장 진입을 돕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기능한다. 이는 지역 청년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유통과 평가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새로운 세대의 유입과 성장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도는 시의적절하다.
또한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한 '공간형 아트페어' 실험도 눈길을 끈다. 부스 중심의 평면적 전시를 넘어 통로와 유휴 공간까지 활용한 입체적 배치는 관람객의 동선 자체를 예술 경험으로 전환시킨다. 여기에 참여형 도슨트 프로그램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아트토크, 관람객이 직접 미래 작가를 선택하는 인터랙티브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며 전시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다층적 프로그램 구성은 BAMA를 단순 관람이 아닌 '참여형 예술 축제'로 격상시키는 핵심 동력이다.
15주년을 기념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 역시 의미심장하다. 지난 기록을 단순히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BAMA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노드'가 형성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실험은 결코 순탄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계는 여전히 전쟁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특히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경제는 다시 한번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 위기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곧 문화예술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예술은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난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도 아트페어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비대면과 디지털 전환, 그리고 참여형 프로그램의 확대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BAMA 역시 그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미술 생태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남길 수 있어야 한다. 청년 작가 발굴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 구조로 이어져야 하며, 관람객 참여 역시 단순 체험을 넘어 문화적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BAMA가 진정한 의미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
부산은 이미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 부산인터시키영화제(BICIFF),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 등 영화제를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와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입증한 바 있다. 이제 BAMA 등 미술시장인 아트페어가 그 뒤를 이어 시각예술 분야에서도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품은 '노드'로서 자리매김한다면, 이는 단순한 아트페어를 넘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지방 문화행사의 한계를 넘어서는 전략도 필요하다. 단순한 지역 축제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 갤러리와 컬렉터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국제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과 민간, 예술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 또한 필수적이다.
2026년 BAMA가 단순히 '잘된 행사'를 넘어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전쟁과 경제 불안이라는 거친 현실 속에서도 예술은 인간을 연결하고, 사회를 확장하는 힘을 지닌다. 그 힘이 부산에서 다시 한번 증명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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