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사기 범죄’ 극성…가이드, 등반가에 몰래 약물 먹여 ‘구조 헬기’ 유도
![네팔 에베레스트산 남쪽 베이스캠프 상공에 구조 헬리콥터가 떠 있다. [데일리메일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1/dt/20260401205527867rvvt.png)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려는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값비싼 헬리콥터 구조 요청을 유발시킬 목적으로 등반객들의 음식에 몰래 약물을 타는 등 조직적인 불법 사업이 성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기 행각은 지난 2022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간 300건 이상의 사례가 당국에 신고됐으며, 이로 인한 보험 손실액이 1500만 파운드(약 2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현지 카트만두 포스트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의 악천후와 불안정한 통신 상황 등을 악용한 ‘가짜 구조 사기’ 사업이 번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악덕 헬기 조종사와 가이드, 의사들이 짜고서 등반객들의 응급 상황을 조성해 헬기를 출동시켜 병인근 병원으로 이송함으로써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타내는 수법이다.
네팔 경찰 중앙수사국(CIB)에 따르면 이러한 사기가 만들어지는 두 가지 방식이 확인됐다. 첫 번째 경우는 걸어서 내려오고 싶지 않는 관광객을 이용하는 것이다. 트렠킹은 보통 걸어서 최대 2주 가량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구조헬기가 올 수 있게끔 응급 의료상황을 가장하라고 조언한다.
두 번째 방법은 훨씬 악질적인데, 등반가들을 속여 마치 응급 상황에 처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해발 3000m 이상에선 고산병이 흔하게 발생한다. 이 때 두통, 손발 저림, 혈중 산소포화도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부분의 경우 휴식과 수분 섭취, 점진적인 하산을 통해 해결된다.
하지만 CIB에 따르면 일부 가이드와 호텔 직원들은 관광객들에게 병원 이송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게끔 공포감을 조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이런 수법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 일부 가이드들은 가벼운 고산병을 보이는 관광객들에게 약을 먹이거나, 과도한 양의 물을 줘서 증상을 악화시키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사례에선 음식에 베이킹파우더를 몰래 넣어 건강까지 해치려 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헬기 1대에 여러 명의 승객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서에는 마치 각각의 승객들이 개별 헬기를 필요로 한 것처럼 요금이 부과되기도 한다. 3000 파운드짜리 전세기가 쉽게 9000파운드로 불어나는 것이다.
또 병원에선 의료진이 해당 환자와 전혀 관련 없는 의사의 디지털 서명을 이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이런 과정이 종종 환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이뤄진다.
지난 2019년 지역의 한 언론을 통해 이런 사건이 폭로돼 정부 조사로 이어졌고, 정책 개혁이 이뤄졌다. 하지만 CIB는 그 이후에도 사기극이 멈추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발견했다.
CIB는 조직적인 ‘구조 헬기 사기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23명을 기소했다. 기소한 사람들 중에는 핼기 회사 3곳의 운영자와 직원, 병원 3곳의 의사와 직원들이 포함돼 있다.
CIB 국장 마노지 쿠마르 KC는 카트만두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범죄에 대한 처벌이 미흡했기 때문에 사기 행각이 근절되지 않고 번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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