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서재] 이임숙 저,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한국독서교육신문 장선영 기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해줘야 할까?"
특히 4~7세 시기의 부모들은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한글을 가르쳐야 할지, 영어를 시작해야 할지, 아니면 마음껏 놀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는 조기교육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리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순간도 많습니다. 바로 이런 고민 속에 있는 부모들에게 이임숙 소장의 책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는 중요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4~7세가 아이 발달에서 얼마나 결정적인 시기인지 설명합니다. 이 시기는 단순히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가 아니라, 뇌 발달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의 발달이 활발해지고, 사고와 판단, 인성, 자기 통제 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급격히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 시기에 형성되는 정서와 인지의 기반이 아이의 평생 공부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특히 부모들이 흔히 빠지는 두 가지 극단을 경계합니다. 하나는 지나치게 공부를 시키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은 놀 때"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모두 아이의 발달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부만 강조하면 정서가 무너지고, 아무런 자극이 없으면 인지 발달의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4~7세 육아의 핵심 기준을 "정서와 인지의 균형 발달"이라고 강조합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세 가지입니다. 바로 지식, 주의력, 자기조절력입니다. 저자는 이를 아이 발달을 여는 "마법의 열쇠"라고 표현합니다.
첫 번째 열쇠는 지식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은 단순한 암기 지식이 아닙니다. 저자는 지식을 배경지식과 암묵지식으로 구분합니다. 배경지식은 책이나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지식이고, 암묵지식은 놀이와 생활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지식입니다. 아이가 어떤 정보를 이해하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놀이와 독서 경험을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두 번째 열쇠는 주의력입니다. 흔히 부모들은 집중력만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주의력이 더 중요한 개념입니다. 필요한 자극에 반응하는 초점 주의력, 한 가지 과제에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지속 주의력, 여러 자극 중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선택 주의력, 다른 과제로 주의를 옮기는 전환 주의력 등 다양한 형태의 주의력이 아이의 학습과 행동을 좌우합니다. 이 능력은 책 읽기, 놀이,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달합니다.
세 번째 열쇠는 자기조절력입니다. 자기조절력은 단순히 참는 능력이 아닙니다. 감정을 조절하고 충동을 통제하며 목표를 향해 행동을 조절하는 힘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당장 얻지 못하더라도 기다릴 수 있는 능력, 해야 할 일을 끝까지 해내는 태도,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바로 자기조절력입니다. 이 능력은 훗날 학습 능력뿐 아니라 사회성, 회복탄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책의 장점은 이론적인 설명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육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놀이법, 독서법, 대화법, 공부법 등 75가지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예를 들어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놀이 방법, 청각·시각 주의력을 키우는 놀이, 자기조절력을 키우는 심리 기법 등 부모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풍부하게 소개됩니다.
또한 이 책은 공부를 단순한 학습 기술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공부력은 공부를 좋아하는 마음, 배우는 즐거움, 어려워도 끝까지 해내는 태도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결국 공부력은 지식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서와 태도, 자기조절 능력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이 부모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4~7세 시기에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우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시기는 아이의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입니다.
아이의 정서가 안정되고, 세상을 향한 호기심이 커지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을 처음 경험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학교생활뿐 아니라 평생의 배움 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육아는 정답이 없는 길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원칙은 존재합니다. 그 원칙을 이해하고 방향을 잡는 순간 부모의 마음도 훨씬 단단해집니다. 그런 점에서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는 부모가 불안 속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 나침반 같은 책입니다.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그리고 지금 4~7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