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방적 종전’ 선언해도…중동서 발 빼기 쉽지 않을 듯

‘호르무즈 봉쇄’ 이란에 맞서려
UAE, 다국적군 구성·참여 검토
걸프 국가 간 확전 가능성 커져
미국 향한 책임론 외면 어려워
트럼프 전쟁 목표 ‘이스라엘화’
‘이란 무력화’ 포기 않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2~3주 이내”에 종료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더라도 전쟁이 신속하게 종료되고 미국이 쉽게 발을 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의 대미 보복 공격을 대신 당하고 있는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종전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철수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미국 및 다른 동맹국과 다국적 연합군을 구성해 군사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걸프 국가들 가운데 이번 전쟁에 참전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아랍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UAE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무력 사용 승인 결의가 채택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UAE의 참전은 종전을 둘러싼 국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하고 철수한 이후에도 이란과 UAE 등 걸프 국가들의 무력충돌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이 호르무즈 봉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중동을 떠날 가능성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미 싱크탱크 퀸시책임국정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통제할 것이며 아마도 해협을 향해 계속해서 포격할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이란 의회 안보위원회는 전날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에 통행료를 징수하는 계획을 승인하며 자신들의 호르무즈 통제 권리를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국이 호르무즈 재개방 책임을 외면한다면 이 전쟁이 공급망에 미칠 영향도 장기화된다. 노르웨이 선주 전쟁보험협회의 스베인 링바켄 사무국장은 중동 지역 내 에너지 인프라가 이란의 공격에 손상됐고 페르시아만에 적체된 석유·가스 화물량도 상당하다면서 “공급망 정상화에 최소 몇달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중동 지역 에너지 시설 40곳 이상이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파손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뜻대로 끝내기 어려운 또 다른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승리 선언 이후에도 이란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위한 공격을 지속하려 할 수 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2~3주 내 종전” 발언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또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더욱 확대하면서 이란 전쟁 종전 여부와 관계없이 레바논 군사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국경을 ‘완충지대’ 삼아 점령할 계획을 밝히며, 주민들을 강제이주시키고 그곳의 군사시설과 무기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설득에 넘어가 이란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목표를 ‘이스라엘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전 당시 미국이 말한 전쟁 목표는 이란 핵 프로그램 폐기였으나 현재 목표는 이란 군사력의 완전한 파괴라는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략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쟁 목표가 ‘이란 해군력 파괴’ ‘이란 공군력 파괴’ ‘이란 미사일 발사 능력 대폭 약화’ ‘이란 공장 파괴’ 등 네 가지라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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