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그 안에 들어와 보시겠습니까”

윤찬웅 기자 2026. 4. 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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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우치동물원 ‘동물과 사는 남자’>
내달까지 주 3회꼴…주말 종별 해설
수요일 ‘회진’…병원 시설·치료 소개
단순 관람 넘어 ‘삶 이해’ 계기 목적
3일 외교부 ‘판다 입식’ 검토차 방문
동물원의 호랑이, 코끼리, 기린, 낙타, 들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사육사들과 수의사들이 생생하게 전달하는 동물 해설 프로그램이 시작된 1일 오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 동물병원에서 방문객들이 동물원 수의사와 함께 회진을 하고 있다./조영권 기자
“동물원에 와서 그 안을 함께 들여다보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강주원 광주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소속 수의사는 1일 처음으로 선보인 ‘동물과 사는 남자’ 프로그램을 마친 후 이 같이 말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배우 유해진이 연기한 ‘엄흥도’의 대사를 인용한 이 말은 방문객들이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동물들의 삶을 보다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추진한 이번 프로그램과 맥이 닿아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는 평소와 다른 ‘특별한 체험’을 위해 5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가 봄철을 맞아 증가하고 있는 방문객을 위해 준비한 동물과 사는 남자는 이날부터 다음 달까지 매주 수요일과 주말·휴일마다 진행된다.

동물 해설·교육 프로그램과 수의사 회진은 지난해에도 추진됐지만, 올해 주말에는 들소와 코끼리, 호랑이, 낙타 등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게 우치공원의 설명이다.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동물원 수의사와의 회진은 우치동물원 내부의 동물병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입원실과 수술실, 영상 진단장비 등이 갖춰진 이곳에선 종별 특성에 맞춘 진료가 이뤄진다.

현재 입원 중인 동물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의 2세인 ‘산이’와 앵무새 ‘듀꺼비’ 등이었다.

당초 산이는 다른 곳에서 지냈으나, 노견에 접어들면서 집중 관리를 위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부리가 부러져 세계 최초로 인공 부리를 이식한 듀꺼비는 이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 위한 재수술 전까지 입원 중인 상태다.

참가자들은 듀꺼비의 부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X-ray 촬영 등을 지켜보며 사람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료 시스템에 신기함을 표했다.

병원 내 조제실에서는 약품을 종별 특성에 맞게 조제하는 과정이 시연됐다.

강 수의사는 “같은 약이라도 동물마다 체중과 상태가 달라 용량과 조합을 다르게 만든다”며 “약마다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병원 견학을 마친 참가자들은 반달가슴곰 사육장으로 이동해 강 수의사와 정하진 진료팀장이 회진하는 것을 지켜봤다.

사육장에 있던 4마리의 곰들은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거나 낮잠을 취하고 있었다.

바깥에서 곰들의 털과 배변 상태 등을 살피며 건강 상태를 점검하던 강 수의사는 “동물은 아픈 것을 숨기는 특성이 있어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추가 진료가 필요할 때는 마취를 통해 정밀 검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반달가슴곰 중 일부는 과거 웅담 채취용 농장에서 구조됐던 터라, 보호와 치료가 병행되고 있다는 점도 소개됐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프로그램의 최연소 참가자 최모(10)군은 “동물원은 자주 왔지만 동물병원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치료받는 걸 보니 신기했다”고 웃음 지어 보였다.

최 군의 보호자로 동행한 박모(30대·여)씨는 “동물병원과 회진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 새롭고 흥미로웠다”며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경험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강주원 수의사는 “동물원은 단순히 보여주는 공간이 아니라 아픈 동물을 치료하고 삶을 지켜내는 곳”이라며 “동물과 사는 남자 프로그램이 시민들에게 이를 알리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원했다.

한편 오는 3일 외교부는 우치동물원을 찾아 판다 입식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당시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판다 한 쌍 대여를 요청하면서 입식 장소로 광주 우치동물원을 콕 집어 말했다./윤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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