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전북 ‘고창’] 역사·자연의 ‘힐링 루트’… 자꾸만 머물고 싶어라
천년 고찰·청보리밭·낙조·읍성 등
자연유산·전통문화 공존 ‘전국구 핫플’
체험 프로그램 인기…체류형 관광지 진화

특히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고창은 세계적 가치의 자연유산과 전통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으로, 생태와 문화, 휴식이 결합된 복합 관광지로 주목받는다. 고창갯벌과 농경지, 산림이 어우러진 생태환경은 지속가능한 관광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여기에 전통문화와 지역 특색이 더해져 ‘고창만의 관광 서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객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지역의 삶과 문화를 체험하는 데 높은 가치를 두기 시작했고, 이는 체류시간 증가와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긍정적 순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고창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 6선’이 있다. 자연·역사·체험·휴양이라는 네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들 명소는 계절과 세대를 아우르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각각의 공간은 독립적인 매력을 지니면서도 동선상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하루 이상의 일정을 계획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먼저 고창 관광의 출발점으로 손꼽히는 선운사는 천년의 시간을 품은 고찰로, 사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봄이면 붉게 피어나는 동백꽃이 사찰 경내를 물들이며 장관을 이루고, 여름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짙은 녹음 속 시원한 쉼터가 된다.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산사를 감싸며 전국적인 명소로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 속에서 한층 깊은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솔암과 참당암 일대를 중심으로 명상과 산행을 결합한 힐링 관광이 주목받고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이처럼 선운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역사, 그리고 정신적 치유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쉼과 사색의 여행지’로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서해의 바람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지던 시절, 동호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가족의 추억이 쌓이던 삶의 공간이었다. 4~50년 전 여름이면 부모의 손을 잡고 찾았던 모래밭에서는 모래찜질이 자연스러운 놀이였고, 따뜻하게 데워진 모래 속에 몸을 묻으며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어른들은 그늘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갯벌과 백사장을 오가며 하루를 온전히 바다에 맡겼다.

봄철 고창 관광의 정점은 단연 고창 청보리밭 축제가 열리는 청보리밭이다. 드넓게 펼쳐진 보리밭은 푸른 빛의 융단처럼 이어지며, 바람이 스칠 때마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이국적인 풍경과 탁 트인 시야는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며 전국적인 촬영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축제 기간에는 보리밭 걷기, 농촌체험, 지역 특산물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이 축제는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숙박·음식업 등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자연경관과 지역문화, 체험 콘텐츠가 어우러진 고창 청보리밭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고창의 정체성과 브랜드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대표적인 계절형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체험형 관광의 중심에는 상하농원이 있다. 농업과 식품, 관광이 결합된 6차 산업 모델을 구현한 이곳은 단순한 체험 공간을 넘어 ‘머무는 농촌’을 실현하고 있다. 유제품 생산 과정 체험, 전통 식품 만들기, 농촌 생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는 방문객들에게 농업의 가치와 즐거움을 동시에 전달한다. 숙박시설과 식음시설이 함께 운영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자연스럽게 늘리고 있으며, 지역 농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고창은 자연·역사·체험·휴양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관광 구조를 통해 체류형 관광지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각각의 명소는 개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상호 연계를 통해 관광 동선을 확장시키고 있으며, 이는 관광객의 체류시간 증가와 소비 확대라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관광이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근 내장산과 축령산 편백숲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나 광역 관광 코스 개발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된다. 고창을 중심으로 한 체류형 관광 벨트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전북 서남권 관광의 중심축으로서 역할도 강화되고 있다.
고창군은 앞으로 계절별 축제 확대와 관광 인프라 확충, 체험 프로그램 다양화를 통해 체류형 관광 전략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자연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진 고창의 관광 경쟁력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에는 ‘머무름’이라는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여행지가 아닌, 머물며 기억을 쌓는 공간으로서 고창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일보=박현표 기자 hppark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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