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고의 직구, MLB에 쫄아서 변화구 투수 강제 변신? ‘ERA 11.57’ 이게 수준 차이인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코디 폰세(토론토)와 더불어 KBO리그 최고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드류 앤더슨(32·디트로이트)의 메이저리그 복귀 무대가 다소 험난하다. 두 경기 연속 실점하며 벤치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와 계약한 앤더슨은 1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7회 등판했으나 1이닝 동안 1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이 남긴 주자를 후속 투수가 모두 허용하며 실점이 늘어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6.75에서 11.57로 올랐다.
지난 3월 27일 샌디에이고전(1⅓이닝 1실점)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앤더슨은 한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으나 두 번째 이닝에서 고전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94.9마일에 머물렀고,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효과를 봤으나 오히려 두 번째 이닝에서는 변화구가 공략을 당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디트로이는 선발 마이즈가 6회까지 삼진 9개를 잡아내는 역투 속에 1실점으로 잘 버텼다. 타선도 3회 5점을 뽑아 5-1로 앞서 나가고 있었다. 홀드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런 시점에서 앤더슨이 투입됐다는 것은 벤치의 신뢰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왕이면 2이닝을 잡아주고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면 더 좋았다.

7회는 기대대로였다. 선두 알렉 토마스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강한 타구였지만 수비 범위 안에 있었다. 이어 호세 페르난데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포심과 커브로 1B-2S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앤더슨은 자신의 결정구로 재미를 보고 있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이어 베테랑 타자인 카를로스 산타나 또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초구 높은 쪽 커브가 볼 판정을 받았으나 ABS 챌린지 끝에 스트라이크로 정정됐다. 이어 앤더슨은 체인지업으로 2S를 만들었고, 다시 낮은 쪽에 체인지업을 떨어뜨렸다. 2구째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을 본 산타나의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었고 헛스윙으로 이어졌다.
앤더슨은 6-1로 앞선 8회에도 다시 마운드에 나갔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역전패의 빌미를 줬다. 선두 제임스 맥칸에 던진 초구 커브가 2루타로 이어졌다. 이어 조던 라우러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았다. 결정구로 던진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고 밋밋하게 가운데 몰린 결과였다.

그러자 바빠진 디트로이트는 윌 베스트를 시작으로 필승조가 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스트가 난조를 보이며 앤더슨의 책임 주자 두 명에게 모두 홈을 허용했다. 앤더슨의 자책점이 2점 올라갔다. 베스트가 흔들리자 디트로이트는 켄리 잰슨까지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잰슨 또한 애리조나 타선의 기세를 막지 못하고 무너져 결국 5-7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앤더슨은 총 16구를 던졌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변화구 구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이날 16구 중 패스트볼은 단 3구, 비중으로는 19%에 불과했다. 결정구로 쓰는 체인지업이 44%였고, 그 다음을 커브(31%)가 따랐다. KBO리그 시절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이라는 호평과 함께 레이저 직구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던 그 모습이 사라졌다. 변화구에 너무 많이 의존했고, 그 변화구들이 맞아 나갔다.
물론 이날 애리조나 타선의 특이성 때문에 디트로이트 배터리가 더 많은 변화구를 던졌을 수는 있다. 타석에 서는 선수들이 패스트볼에 강하느냐, 변화구에 강하느냐에 따라 볼 배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날은 패스트볼 구속도 잘 나오지 않았고, 시범경기부터 결정구로 패스트볼을 던지기보다는 체인지업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의 수준 차이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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