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지막 불 끄고 나오겠다"…무급 19개월, TBS 지키는 165명의 이야기

정민경 기자 2026. 4.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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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상황 담은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공개
월급 없이 매일 산을 오르며 송신소 지키는 기술감독 사연도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TBS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화면 중 갈무리. 사진출처=TBS 유튜브.

서울시 출연금 전면 중단 이후 1년 7개월째 무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이하 TBS)에 남은 165명의 구성원들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마지막 불빛을 지키는 사람들'(감독 윤지우 PD)이 지난달 31일 공개됐다.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를 연출한 윤지우 PD는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계기에 대해 “지금 TBS에 남은 구성원들 중 떠밀려서 남은 사람은 한명도 없다. 스스로 선택해서 남아있는 것이고 그렇게 TBS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당 다큐멘터리 초반에는 김동화 기술감독(TBS 입사 7년차)이 매일 산을 타고 TBS 송신소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TBS 송신소에 가려면 관악산 꼭대기까지 산을 타야한다. 김 감독은 매일 지하철역에서 내린 이후 케이블 카를 타고, 또 등산을 해야 한다. 김 감독의 출근길만 2시간이다. 이전에는 교대 근무자들이 있었고 24시간 근무 후 교대를 했으나 이제는 교대 근무자들도 없어 김 감독만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자신이 퇴근한 이후 송신소에 낙뢰 등 사고로 장비 고장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이같은 일을 월급없이 매일 하고 있다.

▲TBS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가운데. 김동화 기술감독이 케이블카를 타고 TBS 방송을 송신하는 송신소로 가는 도중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TBS 유튜브.

탁민웅 카메라 감독(TBS 입사 10년차)은 웨딩 촬영이나 맛집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청소 알바 등을 했다고 한다. 탁 감독은 “지금 그만두면 분명히 후회할 것이고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 외에도 TBS 구성원들이 대리운전, 택배, 식당 설거지 아르바이트 등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담겼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민정 TBS MD는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처음에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버텼는데, 이후에는 많은 구성원들이 빠지니 그 빈자리라도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런데 이제는 회사가 정말 잘못된다면 내가 마지막 불을 끄고 문을 닫고 나와야겠다는 오기로 버티고 있다”며 “이제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끝까지 버틸테니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TBS 다큐멘터리 '꺼지지 않는 스튜디오' 가운데. 탁민웅 카메라 감독의 모습. 사진출처=TBS 유튜브.

주용준 대표대리 “TBS는 여전히 시민을 위한 지역 공공 미디어”

앞서 TBS는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당 다큐멘터리 상영회를 진행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는 상영회 이후 다음날인 3월31일 유튜브를 통해 풀버전이 공개됐다. 국회 상영회에는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김현·이정헌·이주희·추미애·고민정·박선원·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장식·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개그맨 김미화 등이 참석했다.

이날 상영회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방위 간사)는 “19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않고 TBS를 지키고 있는 종사자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전한 뒤 “너무 오랫동안 이렇게 되어서 정말 드릴 말씀이 없다”며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님이 빨리 해결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짐을 나눠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TBS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는 이 말씀만 드릴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방미통위가 TBS에 스며드는 희망의 빛에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용진 TBS 대표 대리는 “월급이 없는 상황에서도 방송을 지켜내기 위해서 각자의 삶을 버텨내고 있는 것, 각자의 가정을 지켜내고 있는 것 자체도 일종의 공영방송을 위한 투쟁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상영되는 다큐멘터리는 왜 이 상황에서 TBS를 지키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TBS는 여전히 시민을 위한 지역 공공 미디어다. 부당한 이유로 언론사가 없어지는 사례를 남기는 것은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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