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스리백, 꽉 막힌 본선 해법

전술 완성도 부족, 실험만 반복
상대 뒷공간 공략에 ‘속수무책’
2경기 무득점 공격력도 낙제점
홍명보 감독 해결책 제시 ‘숙제
0-1 패배로 끝난 1일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무기력한 현실을 재확인한 경기였다.
지난달 28일 코트디부아르에 0-4로 완패한 데 이어 다시 무득점 패배, 축구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A매치 2연전을 참패로 마감했다.
2경기에서 23개의 슈팅을 쏟아내고도 1골조차 넣지 못한 득점력도 문제지만, 본선을 겨냥해 준비한 스리백의 허술함이 너무 치명적이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은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뒤 지난해 9월부터 8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볼리비아전(2-0 승)을 제외한 7경기에서 중앙 수비수를 3명 배치하는 스리백을 실험했다. 본선에서 만날 상대들에게는 볼 점유율을 일정 부분 내주더라도 공수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술의 완성도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이 처음 스리백을 꺼냈을 때는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하나의 전술을 다지면서 나름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월드컵 전 마지막 A매치였던 이번 2연전 결과로 위기감이 고조된다. 사실상 1.5군으로 나선 코트디부아르전의 4골 차 패배는 충격적이었다. 전반 22분 뒤 주어진 3분의 휴식 사이 상대 감독이 뒷공간을 공략하라고 지시한 전술 변화만으로 한국의 수비는 뻥 뚫렸다.
수비수 셋이 수비 라인을 낮게 형성하는 스리백에서는 뒷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전적 전술인 스리백의 어쩔 수 없는 약점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측면에서 뛸 때는 선수의 개인 기량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김민재가 빌드업을 책임지는 가운데 수비수를 맡으면서 ‘홍명보호 스리백’의 약점은 뚜렷해졌다.
발 빠른 공격수를 상대할 때 중요한 수비 조직력도 물음표다. 스리백은 셋이 한 몸으로 움직여야 한다. 간격과 라인을 조율하면서 서로의 틈을 메우는 호흡이 살아나야 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김민재만 한 자리를 굳혔을 뿐 좌우 수비수는 김주성(히로시마), 김태현(가시마), 이한범(미트윌란), 박진섭(저장), 조유민(샤르자) 등이 돌아가며 투입돼 반 년이 지나도록 ‘실험’만 반복하고 있다.
현대 축구에서 스리백이 각광받을 수 있는 지점인 좌우 윙백 활용도 낙제점에 가깝다. 포백에 익숙한 선수들이 측면을 맡다보니 공격을 풀어갈 때 날개처럼 움직이질 못했다. 누가 주전인지조차 아직 미지수다.
측면 수비수인 설영우(즈베즈다)는 “소속팀에서 포백을 쓰고 나도 (포백에) 익숙하다. 스리백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김민재는 “오늘(오스트리아전) 같은 자세로 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스리백을 많이 준비했으니 얼마나 완성도를 높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술 자체에는 죄가 없다. 일본은 스리백으로 잉글랜드를 1-0으로 눌렀다. 선수들에게 얼마나 잘 맞는 옷을 입혀 유연하게 전술을 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5월 중순 본선에 함께할 26명의 최종명단이 발표된다. 5월18일 전후로 미국 전지훈련을 떠나는 대표팀에는 현지에서 한 차례 치를 평가전이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실전 기회다.
스리백을 더 치밀하게 다듬든, 포백으로 돌아가든 대회 개막까지 3주 안에 완전히 해결해야 한다. 설계는 그 전에 마쳐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답을 내놔야 하는 시점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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