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크골프 연가

사람들은 저마다 좋아하고 즐기는 스포츠가 있습니다.
나이와 체력 그리고 형편과 취향에 걸맞은 스포츠를 선택해 건강증진과 기량향상과 재미만끽을 위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즐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키도 작고 뜀박질도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이른바 인기종목인 농구 배구 축구 야구 같은 종목은 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나름 운동 꽤나 하고 살았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엔 담대함을 키우기 위해 태권도부에 들어가 열심히 운동했고, 이삼십 대에는 테니스를, 사오십 대에는 탁구를, 오육십 대에는 골프를, 칠십 중반에 들어선 파크골프를 하는데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파크골프에 푹 빠져 지냅니다.
파크골프는 이름 그대로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로 홋카이도에 사는 일본인이 골프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한 신종 스포츠입니다.
잔디가 있는 공원 또는 그와 유사한 부지에서 골프경기와 같은 방식으로 게임을 하는 스포츠여서 축구장 정도의 면적만 있으면 9홀을 만들 수 있고 골프채 하나와 공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어 미니골프라 불리기도 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 아들과 딸이 함께 즐길 수 있어 3세대 스포츠라 불리기도 합니다.
골프장 9홀이 40m내외의 파3(골프 150m내외)와 70m내외의 파4(골프 350m내외)와 120m내외의 파5(골프 500m내외)로 조성되어 있고, 남녀의 티샷 장소가 다른 골프와 달리 남녀가 한 곳에서 티샷을 하는 구조여서 홀 거리와 부하되는 운동량이 고령자와 여성 친화적인 스포츠입니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칠팔십 대와 깔깔거리며 웃어대는 여성들이 즐비하고, 남자 뺨치는 실력파 여성골퍼들이 많음이 이를 웅변합니다.
그런 까닭에 대다수 골퍼들이 파크골프를 얕잡아보고 시답잖게 여깁니다.
하지만 해보면 그게 아니라는 걸 이내 압니다.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채와 공으로 치는데도 할 때마다 스코어가 다르니 말입니다.
자칫하면 오비가 나고, 실수를 유인하는 홀이 많아 집중하지 않으면 타수를 까먹기 일쑤여서 웃음과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잔디 위를 햇볕을 받으며 걸어서 육체에도 좋고, 많이 웃어서 정신에도 좋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도 먹는 일석이조의 운동이 바로 파크골프입니다.
여기에 호연지기가 맞는 동반플레어가 네다섯 명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함께하면 골프장이 곧 천국이고 에덴동산입니다.
늘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잘 쳐야지 하는 묘한 오기와 끌림이 있고, 치는 재미도 쏠쏠하고, 치다가 힘들면 쉬었다 쳐도 되는 하여 노화가 더디 오는 참 좋은 운동입니다.
그런 멋진 스포츠를 즐기는데 저비용이고, 입문도 용이하고, 부킹과 동반자 구성의 번거로움도 없고, 장비를 휴대하고 다니기도 좋으니 얼씨구 지화자입니다.
그렇습니다. 골프를 한 번 치려면 적어도 15만원은 족히 드는데 연회비 10만 원만 내면 일 년 내내 칠 수 있고, 골프에 입문하려면 최소한 3개월은 레슨프로에게 레슨비를 지불하고 배워야 하는데 세 시간만 교육받아도 능히 칠 수 있고, 치고 싶을 때 채 하나와 공 한 개만 달랑 손에 들고 가면 되니까요
또 골프는 친 공이 해저드나 깊은 러프에 빠져서 잃어버리기 일쑤인데 파크골프는 그럴 염려 없고 쉬 깨지지도 않아 공 하나로 3개월은 너끈히 칠 수 있어 편하고 좋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나이 들면 남자나 여자나 병원과 약국 출입이 잦은데 파크골프를 즐기는 이는 있던 병도 도망가니 의사와 약사들에겐 야속한 운동이고 개인과 국가에는 효자 운동입니다.
파크골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주민건강에 좋아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고, 전국단위 파크골프대회가 지역경제에 알파가 되고 있어 지자체들이 대회를 유치하려 드니 목하 파크골프전성시대입니다.
아무튼 인생사가 그러하듯 파크골프도 많이 웃는 이가 고수이고 찡그리는 이가 하수입니다.
하여 그대도 잘 웃는 파크골프의 달인이기를.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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