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천 '킥보드 없는 거리' 첫날…자취 감춘 보행로 무법자
올해 12월까지 시범 사업 진행
구역 내 방치 시 즉시 견인 조치
비지정 지자체 관리 공백 여전
市 “효과 살펴 확대 여부 결정”

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학원가. 인천 '킥보드 없는 거리' 시행 첫날인 이날, 평소 보행로를 가로지르던 전동 킥보드가 눈에 띄게 줄었다.
킥보드를 타고 학원을 오갔던 홍모(18)군은 "킥보드 없는 거리에서 타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친구들도 학원 갈 때 많이 이용했는데 이제는 안 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보행자 안전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자녀와 함께 길을 걷던 현승훈(41)씨는 "킥보드가 보도에서도 빠르게 달려 아이가 다칠 뻔한 적이 많았다"며 "특히 아이들이 많은 송도 학원가에 시범 운영이 이뤄져 좋다"고 말했다.
인천시와 인천경찰청, 각 지자체가 합동 현장 답사와 교통안전심의위원회를 거쳐 지정한 '킥보드 없는 거리' 시범사업이 이날부터 송도 학원가 2개 구간과 부평 테마의 거리 1개 구간에서 시행됐다.
통행금지 시간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며, 시범 운영은 올해 12월까지 이어진다. 주행 계도는 경찰이, 불법 주정차 단속과 견인은 구가 맡는다.

일부 구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킥보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자체 단속에 나섰다.
서구는 '킥보드 없는 거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기간제 인력 2명을 투입해 단속과 견인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관리 공백은 여전하다. 단속 인력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근무해 통행량이 많은 야간 시간대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 전날 오후 11시 서구 남두장사거리에서 원당동 사거리 일대 인도에는 방치된 킥보드가 곳곳에 있었다. 헬멧 없이 인도를 주행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킥보드 없는 거리 확대 지정을 통해 보다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서구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자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구에서도 거리 지정을 받아 관리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시와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지자체 공모로 7곳이 후보에 올랐지만, 보행자 충돌 위험이 낮은 서구 청라국제도시·원당동 등 3곳과 연수구 동춘동 일대 1곳은 제외됐다.
향후 설문조사 방식의 실태조사를 통해 효과를 분석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첫 시행인 만큼 보행자 안전 위험이 큰 구간을 우선 선정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범 사업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해윤·이나라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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