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1살' 입에서 "순교"…테헤란 검문소 지키다 숨졌다

윤재영 기자 2026. 4. 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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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의 잔혹함은 무고한 민간인과 어린이를 피해가지 않았습니다. 이란 테헤란에서는 머리 위로 지나가는 폭탄 숫자를 세는 것이 일상이 됐고, 어린이들도 전장으로 떠밀리고 있습니다. 검문소를 지키던 11살 아이가 목숨을 잃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테헤란 카페의 평화로운 배경음악 사이로 묵직한 폭발음이 연달아 터져 나옵니다.

공포에 질린 듯한 여성은 익숙한 듯 숫자를 읊조립니다.

[넷…다섯…여섯… 지금껏 들었던 소리 중에 가장 가까워. 이거 융단 폭격이야.]

계속되는 폭격에 곁에 있던 친구는 간절한 기도를 시작합니다.

어디로 가도 안전한 곳은 없다는 절망감.

대피조차 포기한 채 얼굴을 감싸 쥐었습니다.

전쟁이 일상화되면서 지난 한 달 동안 이란 내 사망자는 6900여 명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0% 이상은 무고한 민간인이었습니다.

실제 전쟁의 비극은 이제 아이들의 생명까지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바시지 민병대는 최근 '조국 방위 전사'를 구한다며 참여 나이를 12세까지 낮췄습니다.

모집 광고 포스터 전면에는 앳된 청소년들이 배치됐고, 업무 내용에는 단순 지원을 넘어 '검문소 근무'와 '정보 순찰' 등 실전 업무가 명시됐습니다.

지난달 테헤란 검문소에서 이스라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소년은 고작 11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년은 생전에 "이기거나 순교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어른들의 전쟁 구호를 되뇌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 : 참여하고 싶어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이들의 나이대를 고려해서 연령을 12세 이상으로 조정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관습법은 15세 미만 아동의 전쟁 동원을 명백한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무구한 아이들의 미래마저 화염 속으로 밀어 넣는 잔혹한 전쟁.

테헤란의 비극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입니다.

[화면출처 인스타그램 'sarasg2026' 웹사이트 '헹가우' 텔레그램 'hammihanonline']
[영상편집 배송희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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