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간첩 누명’ 재심 결정문도…늑장 송달 과연 어디까지?
[KBS 제주] [앵커]
KBS가 심층 보도한 판결문 늑장 송달 문제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서도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그런데 이런 송달 지연, 제주지방법원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춘천지방법원에서는 반세기만에 억울한 간첩 누명을 벗게 해 줄 재심 결정문이 한 달 넘게 지나서야 당사자에게 송달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고민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은정/국회 법사위원/조국혁신당/지난달 30일 : "당사자는 판결문을 못 받으면 어떤 절차도 진행을 못하는 거 아니에요. 강제집행도 못하고, 항소도 못하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KBS가 심층보도한 판결문 늑장 송달 문제, 국회 법사위에서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박은정/국회 법사위원/조국혁신당/지난달 30일 : "그러니까 이 판사에 대해서 구두경고로 끝내고, 또 해도 상관없고 이런 상황이 아닌가 싶거든요."]
기우종 법원행정처장 직무대행은 판결문 송달 지연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했습니다.
[기우종/법원행정처장 직무대행/지난달 30일 : "말씀 듣고 보니 심각합니다. 이후에 상황을 다시 한번 제가 체크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늑장 송달 문제, 제주지법에서 근무했던 김 모 부장판사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춘천지법에서였습니다.
1960년대 북한에 잡혀갔다 돌아온 어부들이 간첩으로 내몰린, 이른바 '납북 귀환 어부 사건'.
반세기 넘게 억울함을 호소해온 이들은 군 보안부대의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는 국가 판단을 받아, 지난달 19일 재판부가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지만, 소송 당사자에게 결정문이 전달된 건 한 달이 훌쩍 지난 뒤였습니다.
[이철원/故 이태희 씨 아들/납북 귀환 어부 사건 유가족 : "(유가족이 고령이라서) 산소 호흡기 달고 있어야 하거든요. 법원에서는 아무 의욕조차 없으니까요. 그게 답답한 거지."]
결정문이 송달이 돼야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되지만, 50여 년 넘게 이어진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법원의 늑장 송달 앞에서 또 멈춰섰습니다.
이렇게 재심 결정문을 한 달 지나서야 받은 '조작된 간첩' 당사자만 4명 입니다.
[최정규/납북어부 간첩조작 피해자 변호인 : "(재심 결정문이) 송달이 되고 확정이 되고, 공판 단계로 넘어가야 비로소 이제 무죄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건데. 재심 개시 결정이 송달 안 되면 그냥 사실상 개시 결정의 효력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반세기만에 간첩 누명을 벗은 고령의 유가족들에게 지연된 정의는 또 다른 고통일뿐이지만, 춘천지법은 이와 관련해 "따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만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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