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방파제·세이브코리아·국민의힘에 정동수까지…정교유착방지법 반대 세력, 국회 집결

나수진 2026. 4. 1.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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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진 의원 발의 '민법 개정안' 반대 집회
"법 통과되면 중국·러시아 될 것" 주장
개별 교회 해산 대상 아님에도 '교회해산법' 반발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민법 개정안 반대 집회에 개신교인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국회는) 회개하라!"
"나쁜 놈들!"

[뉴스앤조이-나수진 기자] 4월 1일 오전 11시, 국회 본관 계단을 가득 메운 개신교인들이 함성을 질렀다. 그 앞으로 '통일교·신천지 빙자 한국교회 탄압 반대한다', '종교법인 강제 해산 종교의자유 입틀막법 반대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이 일제히 펄럭였다. '신앙 활동 통제는 공산 국가 시작'이라는 피켓이나, 태극기·성조기를 들고 온 사람도 있었다. 지난 1월 9일 최혁진 의원이 발의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정교유착방지법'에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조배숙 의원실과 종교법인해산법반대대책위원회가 주최한 '종교법인해산법 반대 국민 대회'가 국회 본관 앞에서 열렸다. 국회 경내는 행사에 참여하려는 교인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작 전부터 이미 본관 계단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찼고, 자리를 찾지 못한 교인들은 본관 양옆 잔디밭에까지 자리를 폈다. 제자광성교회 등 대형 버스로 교인들을 실어 나르는 교회들도 있었다. '거룩한방파제' 띠를 두른 사람들은 입구에 서서 참석자들에게 반대 피켓을 나눠 줬다. 

이날 행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방불케 했다. 참석자들은 줄지어 행사 전후로 손현보 목사와 사진을 찍으며 반가워했다. 행사가 진행될수록 분위기도 격앙됐다. 참가자들은 매 발언 "아멘"을 외치고, 손뼉을 치며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욕설도 터져 나왔다.
세이브코리아·거룩한방파제를 이끌어 온 인사들이 결합한 행사는 '탄핵 반대 집회'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실제 극우적 주장을 해 온 보수 우파 진영 목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세이브코리아를 이끌어 온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를 비롯해, 리바이벌코리아 대표 이태희 목사(그안에진리교회), 김정민 목사(금란교회),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신용백 목사(시냇가푸른나무교회), 최강희 목사(행복한교회) 등이 참석해 발언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고신 등에서 이단 결의를 받은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도 국민 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킹제임스성경만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며 개역성경을 부정해 온 인물이다. 교인들은 집회가 끝난 후 정 목사가 최근 출간한 <정교분리의 진짜 의미> 홍보물을 나눠 줬다.

조배숙·김기현·윤상현·김성원·김미애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대거 자리했다. 조배숙 의원은 이들을 소개하며 "오늘 오신 분들을 다들 기억해 달라. 다음에도 꼭 국회에 들어와 이런 악법을 막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사회자는 "6·3 선거가 가깝다.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행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낙태 반대' 유인물을 나눠 주기도 했다. 

"중국 형법, 러시아 야로바야법 재현"
법안 내용과 동떨어진 주장 쏟아져 

이날 참석자들은 민법 개정안을 하나같이 '교회 해산법', '입틀막법'이라고 부르며, 법이 제정되면 교회 탄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한 최혁진 의원은 신천지와 통일교의 '조직적 선거 개입' 같은 상황을 규제하겠다는 취지라고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목사들은 정부가 이 법을 빌미 삼아 중국·소련처럼 종교를 지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민 목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종교의자유를 억압하고 국가의 적으로 내몰아 신앙인들을 처벌하는 중국의 형법 300조가 재현될 것이고, 전도와 선교 활동조차 극단주의로 몰아 철저히 통제하고 감시하는 러시아의 야로바야법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희 목사도 "이 법이 통과된 미래를 보고 싶으면 오늘날 중국 교회의 현실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교회 탄압'은 자연스럽게 동성애 문제와 연결됐다. 이날 대회에는 차별금지법, 퀴어 문화 축제 등에 반대해 온 '거룩한방파제' 전현직 대회장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와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등도 자리했는데, 이들은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면 교회가 해산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오정호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해 가정을 망가뜨리고 해체하려는 무리가 교회도 해체하기 위해 꾀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법 개정안이 규제하는 대상은 개별 교회가 아닌 '법인'이다. 교회는 '비법인 사단'이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김운성 목사도 법안에 개별 교회를 해산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향후 교회를 탄압할 수 있는 '씨앗'이 될 수는 있다는 논리를 폈다.

김운성 목사는 "독초는 작은 씨앗 하나에서 출발한다. 이번에 제시된 민법 개정안은 그 씨앗과 같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온 것이다. 발의한 사람들은 신천지·통일교를 처벌하려는 의도이고 교회와 무관하다고 말하나, 작은 씨앗이 나중에 자라서 독초가 산을 뒤덮으면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런 씨가 아예 심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손현보 목사가 등장하자 환호하며 손뼉을 쳤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주류 보수 교계는 선 긋기 "과잉 대응 말아야"

이날 집회 주최 측은 '8개 교단 대표', '한국교회 대표 지도자'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정통성을 강조했지만, 실제 정부와 교회 간 주요 대화 창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김정석 대표회장)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등은 이날 국민 대회 같은 대규모 규탄 집회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한교총 등은 민법 개정안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대규모 장외 집회 같은 무력 시위 방식은 과도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실제로 종교인 과세 등 주요 정책 입안 과정에서 정부 쪽과 소통해 온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는 하루 전인 3월 31일 최혁진 의원을 면담하고 교계 우려를 전달했다. 기공협은 면담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한국 기독교는 이 개정 법률안을 교회해산법으로 지칭하며 과잉 대응하기보다는 종교 단체의 사회적 책임 이행, 종교의자유 보장, 정교분리 원칙 준수를 모두 달성하기 위한 보다 세밀하고 신중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도록 국회와 적극 소통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수진 sjnah@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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