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 부동산 투기근절 토대 되길

정부와 여당이 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국 농지 소유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1949~1950년 농지개혁을 위해 실태조사를 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조사가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는 투기 근절은 물론, 농지 소유·이용 현황 파악을 통해 농지 정책을 재정립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농지 전수조사는 올해 ‘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 내년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80만㏊를 대상으로 2단계로 나눠 실시된다. 정부는 조사를 위해 ‘정부합동 농지 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단’을 구성하고, 특히 투기 가능성이 높은 수도권 농지에 대해선 현장조사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한다. 조사 결과 경작할 의사가 없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사들인 농지는 유예기간 없이 즉각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도 개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그간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음에도 예산·인력 등을 이유로 일부 농지에 대해서만 실태조사를 해왔다. 이로 인해 개발이익을 노린 농지 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상속 후 방치되고 있는 휴경농지, 부재지주, 비싼 농지 임차료 등 문제도 한둘이 아니다. 귀농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땅을 못 구해 농촌 정착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번 전수조사는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그럴수록 면밀한 계획을 세워 제대로 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농지도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와 신도시, 대형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은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투기용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선 응분의 법적 처분을 내려 부동산 투기를 몰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 정책의 백년대계 수립으로 이어져야 한다. 당장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요건 강화, 8년 자경 양도세 감면 제도 개선 등 농지 관리 체계 정비가 시급하다. 전수조사 과정에서 임차농이 지주로부터 임차 중단을 당하는 등 실제 경작하는 농업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고, 현장 농업인들에게 과도한 불안감을 주지 않도록 관련 단체와의 소통에도 힘써야 한다.
농지는 단순한 땅이 아니다.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과 안정적인 식량 공급 문제와도 직결된다. 전수조사가 이번 한번에 그친다면 투기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일회성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실시해 농지 투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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