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3% '역대 최대폭' 상승…하이닉스도 11% 반등
종전 기대감·수출 호조 등 영향
환율은 28.8원 내려 1501.3원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며 국내 증시가 8%대 급등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함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일 코스피지수는 8.44% 뛴 5478.7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4.26% 하락해 5050까지 밀렸다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25일(5642.21) 후 1주일 만의 최고치다. 상승률로 보면 전쟁 초기 반등세가 나타난 지난달 5일(9.63%) 후 가장 크다. 코스닥지수도 6.06% 급등한 1116.18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종전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하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삼성전자가 13.40%, SK하이닉스가 10.66% 오르는 등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은 28.8원 내린 1501.3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를 마쳤다. WGBI 자금이 이날부터 유입돼 외환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차 9% 올라 시총 3위 탈환…개장 직후 매수 사이드카 발동
韓, 세계국채지수 편입 기대감…원·달러 환율 하루새 29원 급락
코스피지수가 1일 8.44% 오른 것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11.95%)와 전쟁 초기인 지난달 5일(9.63%)을 제외하면 이 같은 상승률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 종전 기대감 확산과 반도체 기업의 견조한 실적 전망,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19만전자·90만닉스 복귀 ‘눈앞’

이날 코스피지수 급등을 이끈 것은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두 기업 모두 10% 넘게 뛰면서 코스피지수 상승 폭이 커졌다.
전날 ‘16만전자’까지 하락한 삼성전자는 이날 13.40% 상승한 18만9600원을 기록해 19만전자 복귀를 눈앞에 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2018년 액면분할을 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 3일 기록한 최고 상승률(11.37%)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10.66% 오른 8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0일 12.20% 오른 뒤 약 20일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3월 실적에서 반도체 수출이 151.4% 증가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기대가 더욱 커졌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 에픽AI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 평균치는 이날 199조6704억원으로 전날(197조3071억원)보다 상향 조정됐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대부분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9.54% 올라 전날 LG에너지솔루션(3.17%)에 내준 시총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4.52%), 한화에어로스페이스(6.73%), SK스퀘어(7.40%), 두산에너빌리티(8.50%) 등도 상승했다.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5% 넘게 치솟아 유가증권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이는 올 들어 11번째 사이드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이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주 내 철군할 가능성을 언급한 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히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이번 분쟁을 끝낼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발언해 시장에 낙관론이 확산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기관이 4조2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 3조842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린 외국인도 이날은 612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개인은 단기 차익 실현 기회로 인식한 듯 3조763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WGBI 효과에 환율 급락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28.8원 내린 1501.3원에 낮 시간대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4일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으로 33.8원 급락한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부터 WGBI 편입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WGBI 편입을 계기로 신규 자금 500억~600억달러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 자금이 유입되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환율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가와 환율에 변수로 지적된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갖고 통행료를 요구한다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에너지 안보가 큰 위협을 받을 수 있어서다.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원유 5월 인도분)는 전장보다 3%대 떨어졌지만 배럴당 98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100달러에서 크게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지에 따라 환율과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진규/심성미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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