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윤의 플러스인] 내수 침체 돌파구는 '구독'···삼성·LG, 백색가전 판매 넘어 렌털 영토 확장
김나윤 2026. 4. 1. 17:57
![삼성전자 AI 구독클럽 [사진=삼성전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1/552779-26fvic8/20260401175721766xeff.jpg)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06년 3조원대 규모였던 국내 가전 렌털 시장은 2020년 40조원을 돌파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형 가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로 렌털 시장 규모가 100조원대로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리서치 네스터는 전 세계 가전 렌털 시장 규모가 2035년까지 약 2357억2000만 달러(약 315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11.5%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전체 시장의 33%를 점유하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가전 구독·렌털 서비스는 가전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실익이 되는 '윈윈'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 대형 가전의 일회성 판매해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렌털 사업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전환하는 신성장 동력이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가전 렌털 매출이 처음으로 2조48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1조6728억원) 대비 48% 성장세를 보이며 가전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이 중 해외 렌털이 약 40%를 차지하며 국내외 가전 렌털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러 가전을 한꺼번에 구독 서비스 제공하는 '패키지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앞세운다.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거실의 TV부터 주방의 냉장고, 세탁실의 건조기까지 하나의 브랜드로 구독하게 만들 수 있다는 데 강점이 크기 때문이다. 판매사가 직접 제공하는 전문적인 케어 서비스와 부품 교체 주기 관리 등도 소비자들을 대기업 구독 서비스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득이 크다. 고가의 가전을 한 번에 구매하는 것은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제품당 월 수만 원 수준의 구독료는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준다. 초기 목돈 지출 없이도 최신 프리미엄 가전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진 현재의 가전 트렌드도 구독 경제를 뒷받침한다. 인공지능(AI)처럼 고도화된 기능이 탑재된 신모델이 매년 쏟아지면서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을 즉각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에게 구독은 합리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계약 기간 종료 후 최신 모델로 업그레이드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2030세대의 '경험' 중심 소비 패턴과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삼성·LG의 파상공세를 바라보는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중소형 생활 가전 업체들이 수십 년간 공들여 일궈놓은 렌털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하면서 기존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전 시장의 전환기 속에서 기존 기업과 진입 기업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큰 삼성과 LG의 경우 스마트 홈 생태계와 대형 가전 위주의 구독 모델에 집중하고, 중소업체들은 특화된 틈새 가전과 관리 노하우를 강화하는 방식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