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동전 운명의 날… 트럼프, 2일 ‘셀프종전’ 선언하나

이규화 2026. 4. 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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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
"목표 달성, 협상 결과 상관없다"… '셀프 종전' 가능성
이란도 입장변화… 대통령 "필수 조건 충족되면 종전"
트럼프, 해협 봉쇄 대해선 오불관언… 수혜국이 풀어야
해협 미제 남을 경우 '통행료' 징수 사실상 고착화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


이란전쟁 발발 5주째를 맞아 국제유가 급등과 미국 내 여론 악화가 겹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출구전략'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서, 이른바 '셀프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연설에서 이란 관련 "중요한 진척"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잡힌 연설 일정과 최근 발언 흐름을 감안할 때, 군사작전 성과를 강조하며 사실상의 일방적 전쟁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주 곧 떠날 것"이라며 전쟁 종료 시점을 2∼3주 이내로 거듭 제시해왔다. 그는 31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휘발유 가격 급등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란을 떠나면 유가는 폭락할 것"이라고 답하며 철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며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서부텍사스유(WTI)는 공습 이전 대비 60%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자동차 이동 의존도가 높은 미국 사회에서 휘발유 가격 급등은 정치적 부담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조기 종전 카드를 내놓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시점을 협상 결과와 분리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란과 합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거나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자체 판단으로 작전을 종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해협 상황과 무관하게 군사작전을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협상 타결 여부와 관계없이 '승리 선언 후 철수'라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실제 전쟁 종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유지한 채 시간을 끌며 미국의 철수를 유도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로 이란은 이미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조치가 고착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는 우리 일이 아니다"라며 해협 안전 확보 책임을 사실상 타국에 넘긴 발언 역시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는 "프랑스나 다른 나라가 필요하면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말해, 미군 철수 이후 공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역시 종전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31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는 침략 재발 방지 보장과 전쟁 피해 배상,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인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재국을 통한 물밑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으로, 미국과 이란 모두 종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대국민 연설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종전'을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

군사적 성과를 강조하며 일방적 종전을 선언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통행료 문제 등 핵심 리스크는 그대로 남게 된다.

해협 봉쇄를 방치한 채 종전을 선언하고 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사실상 전쟁 비용을 세계 각국이 분담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셀프 종전'을 선언해도 이번 전쟁이 남긴 상흔과 후폭풍은 계속된다는 의미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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