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獨·덴마크처럼 韓서도 1위 노린다…독과점 허들 넘을지가 관건[시그널]

이충희 기자 2026. 4. 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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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모빌리티 인수 추진
우티 자회사 편입 등 독자행보 속
현지 1위 플랫폼 M&A 공식 꺼내
카모 인수땐 단숨에 국내시장 선두
엑시트 목마른 TPG와 이해일치에
카카오 지분 일부 매각도 촉매제로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관건

이 기사는 2026년 4월 1일 17:19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우버 간판. 연합뉴스

글로벌 모빌리티 공룡 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 경영권 인수 초기 실사에 나서면서 국내 정보기술(IT), 투자은행(IB) 업계의 시선이 거래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이번 딜은 한국 시장에서 수년 동안 고전하던 우버가 ‘현지 지배적 사업자 인수’라는 최근의 자체 인수합병(M&A) 공식을 꺼내 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카카오가 지분 일부를 내놓는 결단으로 경영권 딜을 만들고, 장기간 투자금 회수에 목말랐던 2대 주주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컨소시엄(28%)의 이해관계까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일 IB 업계에 따르면 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한국 시장에서의 실패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 ‘우티(UT)’를 설립하며 국내에서 꾸준히 사업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우버는 지난해 티맵 측 지분 전량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등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출혈경쟁을 통한 점유율 뺏기 대신 높은 자본력을 앞세워 1위 플랫폼 자체를 삼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우버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공격적인 M&A 행보와 닮았다는 평가다. 우버는 최근 전 세계 각국에서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현지 사업자를 인수하고 단숨에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병행 활용하고 있다. 실제 우버는 지난해 5월 덴마크 전역을 커버하는 현지 1위 택시 업체 ‘단택시(Dantaxi)’를 사모펀드(PEF)로부터 인수했다. 지난달에도 독일의 글로벌 고급 차량 호출 기업 ‘블랙레인(Blacklane)’ 인수에 합의하며 현지 프리미엄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카카오모빌리티 인수를 고려하는 것도 이러한 글로벌 확장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한국에서 단순 모빌리티 산업을 넘어 교통·여행·주차 등 여러 분야에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 역시 우버의 인수 의지를 더하는 요소로 읽힌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연계하면 특히 아시아 권역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영향력을 더 확대할 수도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매출액 7393억 원, 영업이익 1155억 원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우버의 인수 의향 못지않게 주목받는 지점은 TPG 등 재무적투자자(FI) 측의 현재 상황이다. TPG 컨소시엄은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최초 5000억 원을 투자하며 초기 성장을 주도했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를 계획했으나 호출 수수료 갈등, 매출 부풀리기 의혹 등 악재가 겹친 데다 최근 당국의 중복 상장 금지 규제까지 더해지며 상장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카카오·TPG는 2022년 MBK파트너스, 지난해 VIG파트너스 등 국내 대형 사모펀드들과 연이어 매각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번번이 딜이 무산됐다. 원매자 측으로서는 카카오 지분을 제외하면 약 40%의 지분율이어서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2대 주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은 측면도 컸다.

IB 업계에서는 TPG의 투자금 회수가 상당히 늦어진 현 상황과 펀드 만기 등을 고려하면 ‘엑시트’ 시한이 이미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TPG 본사 측과 우버의 글로벌 M&A 조직이 초기 단계의 협상 테이블을 차린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전언이다.

우버의 경우 과거 협상 대상자였던 FI들과 달리 인수 자금을 충분히 동원할 수 있으며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까지 갖춘 전략적투자자(SI)다. 카카오 역시 FI들의 지분을 되사주기보다는 적정 가격이 형성된다면 글로벌 SI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이 그룹 전체의 재무 리스크와 경영 부담을 더는 길이라 판단할 수 있다.

TPG와 우버의 이해관계가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는 진단이다. 양측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명실상부 국내 지배적 사업자다. 여기에 우티를 보유한 우버가 카카오모빌리티를 품을 경우 독과점 우려는 한층 증폭될 수밖에 없다. 최근 공정위가 독과점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기업결합에 깐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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