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신제품 4개 출시…ECM 스킨부스터 ‘무한 경쟁’ 예고
시지·HLB·라메디텍 등 경쟁 합류
상대적 간단한 승인 절차도 장점
톡신 시장처럼 출혈경쟁 우려 속
외국인 의료관광 급증에 기대도
미용의료 시장에서 차세대 제품으로 부상한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 신제품이 올해에만 4개 이상 출시된다.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이 ECM 신제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장기적으로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처럼 ‘무한경쟁’ 구도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미용의료 지출액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성장성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ECM 스킨부스터를 출시했거나 출시 예정인 기업은 총 4곳에 달한다. GC녹십자웰빙이 지난달 ECM 스킨부스터 신제품 ‘지셀르 리본느’를 출시했고, 시지바이오는 올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레이저 미용의료기기 기업인 라메디텍(462510)도 상반기 중 인체조직은행 설립을 완료하고 ECM 제품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HLB생명과학(067630)도 올소테크와 국내 총판 계약을 맺고 연내 ECM 스킨부스터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엘앤씨바이오(290650)가 2024년 ‘엘라비에 리투오(리투오)’ 출시로 처음 ECM 스킨부스터 시장을 개척한 지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출시 제품이 총 7개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이에 ECM 스킨부스터 시장은 ‘마케팅 전쟁’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 출시 당시 휴메딕스(200670)와 판매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셀르디엠’을 출시한 한스바이오메드(042520)는 이날 휴젤(145020)과 공식 판권 계약을 공식화했다. 휴젤은 기존 주력 제품인 톡신·필러 제품과 패키지 마케팅으로 수익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시지바이오도 제품을 출시하면 대웅제약(069620)의 톡신 제품 ‘나보타’ 등의 영업을 맡고 있는 자회사 디엔컴퍼니가 패키지 마케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락틱애시드(PLA) 스킨부스터 ‘쥬베룩’으로 유명한 바임글로벌이 도프와 함께 ECM 스킨부스터 ‘쥬브아셀’을 출시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처럼 ECM 스킨부스터 신제품이 단기간 우후죽순 출시되는 것은 의료기기법이 아닌 인체조직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인체조직법)의 적용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기존 국내 스킨부스터 시장의 독보적 1위였던 파마리서치가 2014년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기반 ‘리쥬란’을 출시한 뒤에도 PN 스킨부스터가 2종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리쥬란은 의료기기법의 적용을 받는 반면 ECM 스킨부스터는 인체조직법 적용을 받는다. 미용의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년간의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의료기기와 달리 인체조직 가공 제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간편하게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ECM 스킨부스터 시장에서도 보툴리눔 톡신 시장처럼 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허가 품목만 20개를 넘는 과잉 공급 상태다. 제품 간 효능·품질 차별성이 크지 않은 가운데 주요 톡신 기업 외에도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시술 가격은 1회 수만 원대에서 1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국내에서 ‘치킨게임’이 벌어지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자 주요 기업들은 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부터 미용 목적의 hADM 필러(ECM 스킨부스터) 관련 의문이 생겨 규제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은 한 가지 불안한 요인”이라며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점검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가격 경쟁을 우려하기에는 시장이 급성장하는 초입에 있다는 반론도 크다. 특히 외국인 의료관광 소비액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의료관광 소비액은 2022년 2879억 원에서 지난해 2조 797억 원으로 약 7.2배 수준이 됐다. 지난해 기준 의료관광 소비액 중 피부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57.4%에 이른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스킨부스터 시장 침투율은 약 11%로 톡신과 히알루론산(HA) 필러 대비 낮아 성장 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성장하는 시장에는 남는 것이 많다”며 “당분간은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회사가 어떻게 시장을 장악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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