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2관왕 ‘케데헌’, 그 도도한 원동력은 ‘코리언니스(Koreanness)’[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6. 4. 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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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팀 아이디오의 남희동(왼쪽부터), 이유한, 곽중규와 공동연출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매기 강 감독, 가수 이재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오스카 트로피를 두 개 가져온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한국인이거나 한국에 뿌리를 두거나, 한국을 사랑하는 이 작품의 주역들이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바로 ‘한국됨’, ‘코리언니스(Koreanness)’였다.

이 작품을 놓고 한국의 문화에 뿌리를 두고 ‘케이팝’을 다뤘지만, 엄밀히 말하면 한국다운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다. 일단 매기 강 감독이나 주연 이재가 한국계이지만 캐나다 국적과 미국 국적을 가진 인물이었고, 제작사는 일본 자본이 있는 소니 픽처스였다. 공개한 플랫폼 역시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 넷플릭스였다.

프로듀서팀 아이디오의 남희동(왼쪽부터), 이유한, 곽중규와 가수 이재, 공동연출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매기 강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하지만 지난달 15일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역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케데헌’은 주제가상과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후 소감을 전했다. 공동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은 “한국에 사는 분들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한국인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재 역시 “과거 케이팝을 들으면 놀림을 받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케이팝을 듣고 있다”고 감격해했다.

이들의 말은 이 ‘한국됨’, ‘코리언니스’라는 말이 꼭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말과 한국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한국 거주 경험이 없더라도, 한국말을 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인이 아닌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이들이라도 모두 이 ‘코리언니스’를 통해 정의될 수 있음을 보였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왼쪽)과 매기 강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케데헌’은 이 ‘코리언니스’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바탕으로 시리즈를 시작해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고, 2029년으로 예정된 속편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것을 밝혔다. 아카데미 시상식 2관왕을 수상한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 이재와 프로듀서팀 IDO(아이디오)의 멤버 곽중규, 이유한, 남희동은 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코리언니스’를 설명했다.

시작은 이재의 아카데미 시상식 경험에서 시작했다. 당시 헌트릭스의 가창을 담당했던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시상식에서 판소리, 한복 무용수들과 함께 ‘골든’의 무대를 꾸몄다. 그는 “리허설 때부터 무대의 분위기를 알고 있었고, 리허설 때 눈물을 보였다”고 말했다.

프로듀서팀 아이디오의 남희동(왼쪽부터), 이유한, 곽중규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이재는 “나머지 둘은 뉴욕에서 자랐고, 한국의 문화를 몰랐다. 하지만 국악과 판소리를 이런 큰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건 자랑스러운 부분이었다”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나 엠마 스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응원봉을 든 모습은 ‘이게 바로 K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격해 했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도 말을 거들었다. 그는 “기존의 틀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놀라게 하고, 규칙을 깨고 한계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한국됨(Koreanness)’가 기반이 돼야 한다. 캐릭터와 이야기, 신화적인 부분에서 ‘한국됨’이 영혼이 된다”고 덧붙였다.

가수 이재가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물론 매기 강 감독이나 이재는 한국 출신이고 아이디오 역시 한국인이지만,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은 미국인이다. 제3자의 입장일 수 있지만, 그는 화가 출신 한국인 아내와 2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한 ‘크리스 서방’이기도 하다. 그는 그만의 ‘한국됨’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는 “아내와 가족의 일원이 된 지 20년이 됐고, 아내의 삶을 이해하면서 공부하거나 관찰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됨’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고통을 감내하는지의 모습을 보면서 놀라움을 가졌다. 그 방식을 통해 ‘한국됨’을 배웠다”고 말했다.

매기 강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은 “극 중 루미의 이야기를 보면 고통을 감내한다. 감내함으로써 강인함을 얻는데, 제가 겪은 것으로서는 한국과 한국문화, 한국인은 많은 걸 겪고 감내한 후 강인해진 것이다. 그 자부심에 강력한 힘이 들어갔다고 봐서 루미의 이야기로 세계에 반영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 ‘한국됨’은 2편에서도 확장할 예정이다. 아직 주인공 진우의 생사도, 어떤 장르일지도, 어떤 음악이 나올지도 알 수 없지만, 이들이 느끼고 체화한 ‘한국됨’은 또 한 번 서사의 강력한 코드가 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은 “넷플릭스가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다음 프로젝트에 대한 열의도 있다. 글을 쓸 때나 세계관의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책임감을 갖고 그 안에서 가능한 볼거리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야기 자체에 영혼을 담고, 볼거리도 얹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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