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도 이제 한 번에”…고양시, 의료·복지 잇는 통합돌봄 본격 가동

유제원·김태훈 2026. 4. 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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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우선 지원…거동 불편·복합 욕구 어르신부터 촘촘히 살핀다
7개 기관 협약·19명 협의체 출범…분절 서비스 하나로 묶는 전달체계 시동
고양온돌 3대 이음 추진…병원동행·주거개선·복약지도까지 생활밀착 지원
신청 후 통상 2주 안팎 연계…긴급 상황은 먼저 돕고 사후 승인도 가능
통합돌봄 지역사회 제공체계 구축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 및 고양시 제1차 통합지원협의체 회의 Gemini 합성 사진

고양특례시가 의료와 복지, 돌봄을 하나로 잇는 '고양형 통합돌봄' 체계 구축에 본격 나섰다. 시민이 필요한 서비스를 항목별로 따로 찾아 신청해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 번의 신청과 조사로 필요한 지원을 통합 연계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지난달 31일 고양시청 대회의실에서 고양시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고양지역자활센터와 '통합돌봄 지역사회 제공체계 구축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날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보건의료·복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19명 규모 통합지원협의체도 출범시켰다.

이번 협약과 협의체 출범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돌봄 대상자 발굴부터 건강관리, 퇴원 후 지역사회 복귀, 주거환경 개선까지 이어지는 지역 돌봄망을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민 입장에서는 "어디에 먼저 연락해야 하는지", "무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를 일일이 따져야 했던 불편을 줄이는 변화로 읽힌다.

◇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우선관리 대상 2만9천 명

현재 고양시 통합돌봄의 기본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 가운데 거동이 불편하거나 복합적인 욕구를 가진 어르신, 장기요양 재가급여 이용자, 의료기관 퇴원 환자 등이 우선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시는 장애인의 경우 연내 심한 장애인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양시가 파악한 우선관리 대상자는 약 2만9천 명이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상위 부서가 공유한 지자체별 우선관리 대상군 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연초 산정된 수치다. 다만 이 수치가 올해 실제 서비스 제공 인원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신청과 조사, 개별 계획 수립을 거쳐 지원이 이뤄지는 구조다.

이는 단순히 대상 숫자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양시가 그동안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 안으로 묶어 관리하겠다는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 신청은 한 번, 조사도 한 번…긴급 땐 먼저 돕는다

실제 이용 절차는 시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통합돌봄은 동 행정복지센터나 공단을 통해 신청한 뒤 대면조사를 거치고, 이를 토대로 1차 계획을 수립한 후 정기적인 통합지원회의를 거쳐 최종 승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고양시 복지정책과 통합돌봄팀 관계자는 중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반적인 경우에는 신청 후 조사와 계획 수립, 통합지원회의를 거쳐 최종 승인까지 약 2주 정도 걸릴 수 있다"며 "다만 긴급한 경우에는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중에 계획 승인을 받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이 들어오면 우선 동 담당자가 먼저 방문 조사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양형 통합돌봄의 첫 변화는 행정 절차를 줄이는 데 있다. 시민이 서비스별 창구를 따로 찾아다니는 대신 한 번의 신청과 조사로 필요한 지원을 연결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고양온돌 3대 이음…생활·공간·약속으로 빈틈 메운다

고양형 통합돌봄의 핵심 사업은 '고양온돌'이다. 시는 기존 돌봄체계의 공백을 메우는 특화 서비스로 생활이음, 공간이음, 약속이음 등 3대 이음 서비스를 추진한다.

생활이음은 가사 지원과 식사 지원, 병원 동행 등을 돕는 서비스다. 다만 모든 대상자에게 장기간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방식은 아니다. 시는 기존 장기요양 서비스나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 또는 장기요양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공백 기간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공간이음은 낙상 예방과 주거 안전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현재는 1인당 1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안전손잡이, 미끄럼 방지, 화재 예방 설비 등 구체적인 시공 품목은 고양지역자활센터와의 협약 이후 세부 기준과 금액을 정하는 단계여서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

약속이음은 약사가 가정을 방문해 복약지도를 돕는 서비스로, 총 3회 제공을 기본으로 계획되고 있다. 1·2회차는 약사와 동 담당자가 함께 방문하고, 3회차는 상황에 따라 약사가 동행하거나 동 담당자가 후속 확인에 나서는 방식이다. 시는 앞으로 약사의 복약 컨설팅 결과를 병원 진료와 연계하는 방안도 의사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 퇴원 직후 공백 막고, 가족 부담도 덜어야

퇴원 환자의 지역사회 복귀 지원도 통합돌봄의 중요한 축이다. 시는 일산병원과 협력해 퇴원 예정 환자 가운데 통합돌봄 연계가 필요한 경우 사전에 환자 평가표를 공유받고, 이를 토대로 퇴원 후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지침상 '퇴원 며칠 전'이라는 일률적 기준은 없지만, 시는 병원 측에 최소 일주일 전에는 관련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병원 사정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시점은 달라질 수 있지만, 퇴원 직후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가족 돌봄 부담 완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시는 장기요양 가족휴가제 등 기존 제도와 연계 가능한 서비스를 우선 활용하고, 앞으로도 보호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책을 계속 발굴해 연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필요한 서비스가 있어도 제도를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는 것 역시 통합돌봄이 맡아야 할 몫이라는 설명이다.

◇ 시민이 체감할 첫 변화는 '헤매지 않아도 되는 돌봄'

고양시는 장기요양, 노인맞춤돌봄, 장애인 활동지원 등 기존 서비스와의 중복 여부도 통합지원회의 단계에서 확인해 조정할 계획이다. 중복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사업, 광역사업, 지자체사업 순으로 연계가 이뤄지며, 각 서비스의 본인부담금 기준 역시 기존 제도를 그대로 따른다. 시는 또 덕양구와 일산동·서구 간 서비스 밀도나 대기기간 차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초기인 만큼 세부 품목과 실적 공개 방식 등은 앞으로 다듬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번 통합돌봄 체계 구축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어르신과 가족이 여러 제도를 일일이 찾아다니는 대신, 한 번의 신청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엮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데 있다.

고양시민이 실제로 체감할 첫 변화도 거창한 구호보다 이런 지점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돌봄이 필요할 때 더 이상 어디에 먼저 물어봐야 할지 몰라 헤매지 않도록, 행정이 먼저 연결하고 설명하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제원·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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