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오세훈, 명태균에 ‘멘토 돼달라’ 부탁”···여론조사 대납 재판서 증언

임현경 기자 2026. 4. 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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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1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4·7 보궐선거 당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멘토가 돼달라’고 부탁했다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가 진행한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의원은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명씨와 오 시장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다. 명씨와 오 시장이 여론조사 의뢰를 두고 말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은 이날 명씨의 주장과 비슷하게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와 관련해 조언을 부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오 시장과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의뢰와 관련한 구체적 청탁이 오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명씨는 지난달 20일 법정에서 2020년 12월 김 전 의원 주선으로 오 시장을 만났고, 여론조사를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12월9일 명씨를 오 시장에게 처음 소개한 뒤, 이듬해 1월20일 저녁식사 자리에서 세 명이 다시 만났다고 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큰 일 하시는데 서울에 거처하는 곳이 있냐’ ‘멘토가 돼달라. 시장 되면 아파트를 사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멘토(라는 단어)까지는 정확하게 있었다”면서도 “(오 시장이) ‘서울에 집 있으셔야죠’라고 했지, 사주겠단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또 “명씨가 오 시장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총선 대결을 분석했고, 오 시장이 ‘이기는 여론조사만 나오면 된다, 게임 끝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오 시장을 위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지급했다는 것에 대해 들은 적이 없나”라고 묻자, 김 전 의원은 “김 회장(김한정씨)이 지지자로서 오 시장을 도왔다는 건 알지만 구체적 팩트를 들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김씨가 자신과 명씨에게 백화점에서 옷을 사줬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김 전 의원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부터 진술을 여러 번 바꾼 점을 들면서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김 전 의원이 ‘명씨 진술로 기억이 나서 진술을 보완해왔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오 시장 측 변호인은 “평소에 하대도 하는 명씨가 다그쳐서 맞다고 한 것이면 그걸 증인 기억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그건 판사님(이 할) 판단이고, 제가 뭐라고 할 게 아니다”라고 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김 전 의원이 오 시장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는 명씨 주장도 언급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명씨는 내가 오 시장을 엄청 좋아하는 줄 알지만 나는 오 시장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말했다. “해당 주장을 한 명씨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길 원하느냐”고 오 시장 측 변호인이 묻자, 김 전 의원은 “무슨 정치인이 그런 바람 지나가는 것까지 (신경 쓰냐)”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를 만나긴 했지만,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관계를 끊었다는 입장이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선거 기간에 이렇게 재판받아 심히 유감스럽다”며 “정치 특검인 민중기 특검팀은 반드시 법의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오 시장에 대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선거 전인 다음 달 초 선고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판결로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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