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오세훈, 명태균에 ‘멘토 돼달라’ 부탁”···여론조사 대납 재판서 증언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년 4·7 보궐선거 당시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에게 ‘멘토가 돼달라’고 부탁했다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가 진행한 오 시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의원은 이 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명씨와 오 시장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다. 명씨와 오 시장이 여론조사 의뢰를 두고 말이 엇갈리는 가운데, 김 전 의원은 이날 명씨의 주장과 비슷하게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와 관련해 조언을 부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오 시장과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 의뢰와 관련한 구체적 청탁이 오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명씨는 지난달 20일 법정에서 2020년 12월 김 전 의원 주선으로 오 시장을 만났고, 여론조사를 대가로 아파트 제공을 약속받았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20년 12월9일 명씨를 오 시장에게 처음 소개한 뒤, 이듬해 1월20일 저녁식사 자리에서 세 명이 다시 만났다고 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큰 일 하시는데 서울에 거처하는 곳이 있냐’ ‘멘토가 돼달라. 시장 되면 아파트를 사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멘토(라는 단어)까지는 정확하게 있었다”면서도 “(오 시장이) ‘서울에 집 있으셔야죠’라고 했지, 사주겠단 얘기는 안 했다”고 말했다. 또 “명씨가 오 시장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총선 대결을 분석했고, 오 시장이 ‘이기는 여론조사만 나오면 된다, 게임 끝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오 시장을 위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지급했다는 것에 대해 들은 적이 없나”라고 묻자, 김 전 의원은 “김 회장(김한정씨)이 지지자로서 오 시장을 도왔다는 건 알지만 구체적 팩트를 들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김씨가 자신과 명씨에게 백화점에서 옷을 사줬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김 전 의원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부터 진술을 여러 번 바꾼 점을 들면서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김 전 의원이 ‘명씨 진술로 기억이 나서 진술을 보완해왔다’는 취지로 설명하자, 오 시장 측 변호인은 “평소에 하대도 하는 명씨가 다그쳐서 맞다고 한 것이면 그걸 증인 기억으로 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그건 판사님(이 할) 판단이고, 제가 뭐라고 할 게 아니다”라고 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김 전 의원이 오 시장에게 연애편지를 보냈다’는 명씨 주장도 언급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은 “명씨는 내가 오 시장을 엄청 좋아하는 줄 알지만 나는 오 시장과 가치관이 다르다”고 말했다. “해당 주장을 한 명씨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길 원하느냐”고 오 시장 측 변호인이 묻자, 김 전 의원은 “무슨 정치인이 그런 바람 지나가는 것까지 (신경 쓰냐)”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명씨를 만나긴 했지만,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관계를 끊었다는 입장이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오 시장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선거 기간에 이렇게 재판받아 심히 유감스럽다”며 “정치 특검인 민중기 특검팀은 반드시 법의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오 시장에 대해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선거 전인 다음 달 초 선고를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판결로 선거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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