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줄어든 노인, 우울 위험 최대 3.6배 증가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6. 4. 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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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줄어든 노인일수록 우울감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떨어진 '심한 근감소증' 상태에서는 우울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최대 3.62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근육량, 근력, 신체 수행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노인우울척도를 통해 우울감을 측정했다.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저하된 '심한 근감소증' 단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우울 위험이 3.62배, 여성은 3.33배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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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감소증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우울 위험은 뚜렷하게 증가했다.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저하된 ‘심한 근감소증’ 단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우울 위험이 3.62배, 여성은 3.33배까지 높아졌다. 게티이미지뱅크

근육이 줄어든 노인일수록 우울감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떨어진 ‘심한 근감소증’ 상태에서는 우울 위험이 정상 노인보다 최대 3.62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순 교수와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 데이터를 활용해 70~84세 지역사회 노인 1913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근육량, 근력, 신체 수행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노인우울척도를 통해 우울감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12.2%는 우울감을, 23.6%는 근감소증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성별 차이다. 우울감은 여성(16.1%)이 남성(8.4%)보다 약 두 배 많았고, 근감소증은 남성(27.6%)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근감소증의 정도가 심해질수록 우울 위험은 뚜렷하게 증가했다. 근육량과 근력, 신체 기능이 모두 저하된 ‘심한 근감소증’ 단계에서는 남성의 경우 우울 위험이 3.62배, 여성은 3.33배까지 높아졌다. 단순히 몸이 약해지는 문제를 넘어, 정신 건강까지 흔드는 요인이라는 의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근육이 줄어들면 일상 자체가 달라진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조차 부담이 된다. 외출이 줄고, 사람을 만나는 기회도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몸의 불편은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우울감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흥미로운 점은 우울과 연결되는 ‘몸의 변화’가 남녀에서 다르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남성은 ‘근력’이 핵심 변수였다. 근육량 감소와 함께 악력이 떨어질 때 우울 위험은 2.45배 증가했고, 여기에 보행 속도 등 신체 기능 저하까지 겹치면 3.62배까지 상승했다. 몸의 ‘힘’이 무너질 때 정신도 함께 흔들리는 양상이다.

반면 여성은 근육량보다 ‘움직임의 질’이 더 중요했다. 보행 속도가 느려지거나 균형 능력이 떨어지는 등 신체 수행 능력이 저하된 경우 우울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예를 들어 의자에서 다섯 번 일어나는 데 12초 이상 걸리면 우울 위험이 1.5배, 신체 기능 점수가 낮으면 1.64배까지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여성에게 흔한 무릎 골관절염 등 퇴행성 질환과 연관 지어 설명한다. 통증과 기능 제한이 활동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사회적 고립과 우울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까지 겹치면서 근육 감소와 기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3년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약 104만 명 중 65세 이상이 약 29만 명으로 30%에 달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에서 ‘몸과 마음의 동반 저하’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용순 교수는 “근육 상태가 노년기 정신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근감소증이라도 남성과 여성에서 우울과 연결되는 요인이 다르다”며 “성별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법도 분명하다. 남성은 근력 강화 운동에 집중하고, 여성은 보행 속도와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운동이 중요하다. 단순히 ‘많이 움직이자’는 조언을 넘어, 몸 상태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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