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진단] 군포복합물류터미널, 이전인가 전환인가···선거판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
물류 기능 중요성·주민 삶의 질 고려 '혼합형 해법'도 필요

군포시 핵심 현안인 군포복합물류터미널 문제가 다시 정치의 중심에 섰다. 약 25만 평에 달하는 이 시설은 수도권 물류 거점이라는 상징성과 동시에 교통 혼잡, 환경 문제 등 복합적 갈등을 안고 있는 공간이다. 그동안 '이전'과 '기능 전환'이라는 해법이 반복적으로 제시됐지만, 실질적 결론 없이 정치적 쟁점으로만 소비돼 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 논쟁의 재점화는 더불어민주당 이견행 예비후보의 강도 높은 비판에서 비롯됐다. 이 후보는 1일 군포시청 앞 기자회견을 통해 하은호 군포시장의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현 시정이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미봉책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존 기능 유지 중심의 접근 방식이 도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후보는 복합물류터미널을 단순 물류시설이 아닌 '도시 재편의 핵심 변수'로 규정했다. 이전을 포함한 근본적 재검토 없이는 군포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교통·환경 부담 완화와 도시 공간 재구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직인 하은호 시장 측은 현실성을 앞세운 '기능 전환'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물류 인프라의 경제적 가치와 이전에 따른 막대한 비용, 현실적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전면 이전은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첨단 물류 시스템 도입, 교통 체계 개선, 복합 개발 등을 통해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측의 입장은 분명히 갈린다. 이견행 후보는 '도시 구조 재편'을, 하은호 시장은 '현실 기반 개선'을 각각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정책 차이를 넘어 도시 미래에 대한 철학의 충돌로 해석된다.
다른 후보군 중 민주당 내부도 '해법 다양화'가 특징이다. 같은 당 내에서도 접근 방식은 단일하지 않다.
이길호 후보는 '완전 이전' 대신 '공공 환수 모델'을 제시한다. 운영권을 공공이 확보해 수익을 시민에게 환원하고, 일부 부지를 문화·상업 복합공간으로 개발하는 절충형 전략이다. 물류 기능은 유지하되 시민 피해를 줄이고 경제적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윤경 후보는 국토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전과 첨단산업, 주거·문화 기능을 결합한 장기적 복합개발을 검토 중이다. 즉, 단일 해법이 아닌 '혼합형 발전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대희 후보는 보다 명확한 이전론에 가깝다. 2028년 이후 신규 투자 차단과 2042년 이전 위탁 종료를 전제로, 판교·마곡형 첨단 업무지구 조성을 통해 도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이전 vs 유지'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물류 기능의 중요성과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고려하는 '혼합형 해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단계적 이전과 기능 재배치를 병행하는 중장기 전략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주민 의견 역시 단일하지 않다. 터미널 인근 주민들은 교통 혼잡과 소음, 환경 문제를 이유로 이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지역 상권과 일자리 측면에서는 시설 유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결국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다.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는 단순 공약을 넘어 후보의 행정 철학과 실행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실현 가능성과 미래 비전을 동시에 제시하지 못할 경우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포복합물류터미널 논쟁은 이제 '정치 쟁점'을 넘어 '도시 미래 전략'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선거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 이번 선택이 군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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