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가성비보다 스토리 중요 … 한국의 情은 특별한 문화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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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오랜 성공 공식이던 '속도·정확성·효율'이 이제는 프리미엄 도약의 한계로 지목됐다.
기술과 생산 역량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앞으로는 브랜드의 목적과 스토리, 고객경험이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이런 가치를 브랜드 플랫폼에 전략적으로 녹여낼 경우 한국 기업은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문화적으로 구별되는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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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광고로는 차별화 한계
일관된 고객 경험 설계해야

한국 기업의 오랜 성공 공식이던 '속도·정확성·효율'이 이제는 프리미엄 도약의 한계로 지목됐다. 기술과 생산 역량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앞으로는 브랜드의 목적과 스토리, 고객경험이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글로벌 브랜드전략 컨설팅사 리핀콧의 스테펀 필립 아시아태평양총괄(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규모·속도·효율만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조 경쟁력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들이 이제는 '가성비'의 언어를 넘어 의미와 경험, 신뢰의 언어로 옮겨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필립 총괄은 한국기업이 규모·속도·효율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고품질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프리미엄은 효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봤다. 강한 스토리와 분명한 의미, 고객과 직원, 파트너, 주주 등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어떤 가치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비용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이끄는 전략 자산이자 투자로 다뤄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그는 한국 기업의 고질적 한계로 '비전'과 '브랜드'를 분리해 사고하는 관행을 꼽기도 했다. '글로벌 톱5' 같은 계량 목표는 내부 추진력이 될 수 있지만, 소비자가 공감하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리핀콧은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목적, 약속, 디자인 원칙을 제시하며, 이 틀이 기업의 비전과 문화, 인재 철학을 하나로 묶는 운영체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전환은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검색 최적화 중심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AI가 브랜드를 추천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직접 답을 구하는 환경에서는 광고 집행만으로 선택받기 어렵고, 브랜드의 메시지와 고객 반응, 제품·서비스 경험이 여러 접점에서 모순 없이 축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과대광고(Hype)가 아닌 증명(Proof)에 기반한 브랜드"라고 표현했다.
브랜드의 일관성은 조직 내부에서 먼저 완성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을 "가장 중요한 브랜드 대사"라고 규정하고 "회사의 목적과 가치가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고객 응대에 실제로 반영되지 않으면 외부 브랜딩도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진 역시 브랜드를 승인하는 수준에 머물 게 아니라 직접 구현해야 하며, 이런 리더십의 일관성이 장기적 신뢰로 이어진다"고 조언했다.
브랜드 쇄신 방식에 대해서도 기존 한국 기업의 접근과는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많은 기업이 창립 50주년이나 세대교체 같은 상징적 시점에 맞춰 대대적 리브랜딩을 추진하지만, 특정 이벤트에 반응하는 단발성 개편보다 사업 전략 변화에 맞춘 지속적이고 점진적인 진화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필립 총괄은 한국 브랜드의 기회 요인으로 여행·호스피털리티, 식음료 산업을 꼽았다. 배경에는 한국 특유의 문화 자산인 '정(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오모테나시'가 정제된 환대의 모델이라면, 한국의 '정'은 형식적 완벽성보다 정서적 연결과 후한 배려, 진심 어린 서비스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가치를 브랜드 플랫폼에 전략적으로 녹여낼 경우 한국 기업은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문화적으로 구별되는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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