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유증 논란 확산···주주 결집·법적 대응 본격화
ACT 지분 1.40% 결집 완료···주주명부 청구 등 ‘집단 실력 행사’
천경득 “재벌의 주주 기만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본질···기관 선행매매 규명”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한화솔루션이 결정한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촉발하고 있다. 주총 직후 기습적으로 발표된 증자 절차와 대규모 지분 가치 희석 논란이 맞물리면서, 소액주주 결집도가 1%를 넘어섰다. 주주명부 열람 청구 등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면서 사태는 법적 공방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72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규모는 약 2조3976억원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증자는 기존 발행주식 수 대비 약 42%, 시가총액 대비 약 30%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투자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지점은 '희석률'과 '자금 용처'다. 발행주식 수가 40% 이상 급증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 하락이 불가피한 데다, 조달 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래 투자가 아닌 차입금 상환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증자는 성장 동력 확보보다는 재무구조 방어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2022년 140.8%에서 2025년 196.3%까지 치솟은 상태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대규모 투자 지속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되자 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고 차환 부담을 덜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증자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도 도마에 올랐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뒤 불과 이틀 만에 증자를 발표했다. 특히 주총에서 발행예정주식총수를 3억주에서 5억주로 늘리는 정관 변경을 처리하자마자 증자를 단행하면서 "사전 계획을 숨긴 채 주주를 기만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대규모 증자 안건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소액주주 결집 1.40%…주주명부 청구로 '실력 행사'
논란이 확산되자 주주들은 조직적 대응에 나섰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를 중심으로 결집한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 타당성 검토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주주서한 발송을 병행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ACT 집계에 따르면 약 2500여명의 주주가 참여해 1.40%(약 890억원 규모)의 지분이 결집됐다. 이는 주주대표소송 제기 요건인 1%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들은 주주 간 연대를 강화하고 지분 결집을 가속화하기 위해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상법상 지분 1% 이상을 확보하면 주주대표소송과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지분율이 1.5%에 도달하면 회사의 업무 상태를 조사하는 '검사인 선임 청구' 등 더욱 강력한 대응 수단도 확보하게 된다.
소액주주 측과 소통 중인 천경득 변호사는 이번 사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형으로 규정했다. 천 변호사는 "일부 재벌들의 일반 주주 뒤통수 갈기기, 즉 합리적인 예측 불가능성으로 인해 외인들은 국장에 장기 투자를 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재벌 그룹 주식은 장기 투자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모두에게 주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유상증자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을 정조준했다. 천 변호사는 "공시 전 특정 시점에 기관투자자들의 매도가 집중되거나 공매도가 급증하는 등 정보가 미리 흘러나갔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며 "회사와 주관 증권사를 상대로 유상증자 결정 과정과 기관 매매 내역에 대해 공개 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만약 선행매매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정보 이용 및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 이는 형사처벌은 물론 부당이득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벌금 등 행정·민사상 책임이 뒤따르는 중대 사안이다.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천 변호사는 "개별 주주의 손실 회복보다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여부를 따지는 공익 소송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500원을 청구하는 소송도 구상 중이다"며 "현재 '자본시장 정상화를 바라는 한화솔루션 주주들' 모임을 중심으로 주주들의 중지를 모아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기업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은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태양광 투자 확대를 위한 결정"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 희석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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