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제권 인정 등 조건으로···이란 대통령, ‘종전’ 의지 표명

박은경 기자 2026. 4. 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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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중단·피해 배상 등 5대 ‘필수 조건’ 걸어
이란 외무장관, 윗코프와 물밑 접촉 사실 인정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미·이란 전쟁 종전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이란은 필수 조건이 충족될 경우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통화에서 “우리는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히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이번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언급한 필수 조건은 앞서 미국과 종전안을 주고받으면서 제시했던 5대 조건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당국자는 앞서 국영 매체를 통해 종전에 동의할 수 있는 5가지 조건으로 적의 침략 및 암살 행위 완전 중단, 전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견고한 메커니즘 구축, 전쟁 피해에 대한 명확한 배상, 중동 전역 모든 전선 및 저항 세력에 대한 전쟁 완전 종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합법적 주권 행사 보장 등을 제시했다.

미국과 이란 간 비공식 접촉도 확인됐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스티븐 윗코프 미국 특사와의 물밑 접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것이 공식적인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윗코프 특사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의 지상 공격에도 완전히 대비돼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휴전을 수용하기보단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모색한다. 이란뿐만 아니라 역내 전역에서 전쟁이 완전히 끝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이란 정부 내부가 흔들리면서 의사결정과 대규모 보복 공격 조율 능력이 약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전쟁 발발 이후 4주 동안 이란 고위 인사와 보좌진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생존 인사들 역시 감청이나 공습을 우려해 대면 회의를 하지 못하는 등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의사결정 체계가 약화할수록 미국과의 협상이나 중대한 양보를 결정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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