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 부잣집 장남’ 박지훈, 후배 자랑에 문유현 신인상 어필까지…“감독님이 골라 쓰는 재미 있을 것”

박효재 기자 2026. 4. 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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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박지훈이 지난 31일 LG와의 홈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KBL 제공

“중요한 순간에 셋 중 한 명은 해줘야 한다. 그래야 끝까지 경기를 리드할 수 있다.”

지난 31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팀 최다 19점을 올리며 84-74 승리를 이끈 박지훈(31)은 수훈 선수 인터뷰 내내 동료 가드들의 이름을 쉴 새 없이 불렀다. 디펜딩 챔피언 LG의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홈에서 저지한 이날, 정관장 승리의 중심에는 박지훈, 변준형(30), 문유현(22) 세 가드가 있었다. 세 선수의 합산 득점만 40점이다.

박지훈은 전반에만 10점을 쏟아냈고 4쿼터 승부처에서 연속 골밑 돌파에 앤드원으로 두 자릿수 격차를 만들었다. 3쿼터까지 무득점이었던 변준형은 4쿼터에 3점슛 2개와 속공을 포함해 10점을 몰아넣으며 쐐기를 박았다. 왼쪽 전거비인대 부상으로 3주 결장 진단을 받았던 문유현은 구단이 잡은 복귀 예정일보다 5일 앞당긴 이날 코트에 섰다. 이틀간의 팀 훈련만 소화한 뒤 실전에 투입된 문유현은 15분 22초 동안 11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세 가드의 조직력이 돋보였다. 정관장은 3쿼터가 끝날 때까지 턴오버가 단 한 개도 없었다. 4쿼터에 들어서야 첫 실수가 나왔을 정도로 볼 관리가 철저했다. 박지훈은 “선수들 전부 집중도가 높았다. 급하게 던지거나 무리한 공격 없이 차분하게 풀어간 것이 실수를 줄인 이유”라고 짚었다.

박지훈은 세 사람의 강점이 각각 다른 점이 시너지를 만든다고 봤다. 그는 “저랑 준형이는 속공 상황에서 빠른 공격을 많이 할 수 있고, 유현이는 포인트 가드로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수비 에너지 레벨이 좋다. 슛도 좋고 패스도 좋다. 셋 다 개성이 다른데 오늘처럼 잘 맞으면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다. 감독님이 골라서 쓸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관장 박지훈이 지난 31일 LG와의 홈경기 도중 득점에 성공한 뒤 변준형, 문유현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KBL 제공

막내 가드 문유현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유현이가 팀 훈련을 이틀밖에 못 했는데도 저 정도 퍼포먼스를 내줬다. 수비에서도 힘을 불어넣어 줬다. 유현이 없었으면 저랑 준형이가 너무 힘들지 않았을까. 정말 예쁜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훈은 인터뷰 말미에 깜짝 어필도 잊지 않았다. “외람된 말씀이지만”이라고 운을 뗀 그는 “유현이가 KBL의 진짜 신인으로 첫 시즌인데, 팀이 높은 순위에 있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는 부분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지 않겠냐”며 문유현의 신인상을 밀어줬다. 현재 신인왕 경쟁에서는 고양 소노의 케빈 켐바오가 앞서 있지만, 박지훈은 “켐바오 선수도 잘하고 있지만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라며 웃었다. 이어 박정웅(20)이 식스맨으로 활약을 잘했고 한승희(28)도 기량이 많이 늘었다며 팀 후배들의 시상 가능성까지 챙기는 ‘장남’다운 면모를 보였다.

경기 전 분위기를 묻자 박지훈은 솔직했다. 그는 “자기 홈에서 상대가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걸 좋아할 선수는 없다. 그런데 LG 선수들이 나오면서 인사를 안 하더라. ‘오늘 마음먹고 나왔구나’ 싶어서 저도 인사 안 하고 선수들끼리 더 집중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정관장은 이날 높은 집중력으로 LG를 무너뜨렸다.

유도훈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남은 일정을 플레이오프 모드로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지훈도 같은 결의를 내비쳤다. 그는 “기본적인 수비는 가져가면서 오늘처럼 득점이 골고루 나와줘야 한다. 앞선에서 셋 중 누군가는 터져줘야 하고, 이건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LG의 우승 매직넘버가 1로 줄었지만, 정관장은 남은 경기를 이미 포스트시즌처럼 뛰겠다는 각오다.

안양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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