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실현 가능성 상승

중동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통행료’ 징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이에 원유 도입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져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부·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 규정을 적용하는 내용의 신규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란은 이 계획안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란에 경제 제재를 한 국가들의 해협 접근도 제한하기로 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내 보안 조치 강화, 해협 관리 과정상 이란 군의 역할 강화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는 앞으로도 여러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계획안을 승인하면서 실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외경제연구원 유광호 전문연구원은 통행료 징수 가능성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능성이 조금 높아졌다고 본다”며 정부의 외교 역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가 실현될 경우 이란은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선박당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받으면 연간 1000억 달러(약 150조원) 이상의 수입이 예상된다. 경제 재재에 이어 전쟁으로 인프라가 크게 파괴된 암울한 상황에서 통행료 징수는 이란 정부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수익원인 셈이다. 이에 이란은 미국에 종전 협상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미국의 입장과 이해 관계 국가의 대응이지만 벌써 균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이란의 통행료 징수에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 4개 국가가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우리는 그 해협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통행료 징수는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법적 다툼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비중이 높아 수입선 다변화를 꾀한다고 해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 실현 시 이를 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외경제연구원이 1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 배경과 과제’를 보면 한국의 대중동 원유 수입 비중은 짧은 운송 기간, 저렴한 수송 단가 등의 이유로 지난해 기준 69.1%에 달한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연구원도 외교적인 해법을 강조하면서도 “일단 다른 국가들과 글로벌 선사들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