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등판에 국힘 “대구 자존심 짓밟았다”…의원들 일제히 사과·결집 호소

이혜림 기자 2026. 4. 1. 15: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1일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 경선 협약식'을 열었다. 이혜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을 계기로 국민의힘 대구시당이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집단 사과에 나섰다. 공천 갈등 등으로 흔들린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는 한편, 본선 경쟁을 앞두고 '대구 민심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1일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정 경선 협약식'을 열고, 김 전 총리의 출마를 정면 비판한 데 이어 대구시민을 향한 사과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4선 김상훈 의원(서구)은 "김부겸 전 총리는 대구의 자존심을 짓밟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구시민을 '표 찍는 기계'처럼 표현한 것은 시민들의 선택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구시민의 선택은 단순한 정치적 관성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구의 어려움을 지역 정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당사자가 대구를 위해 어떤 실질적 역할을 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의 정치 행보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대구는 철새 정치인의 재기 발판이 아니다"라며 "정치적 필요에 따라 지역을 오가는 행태로는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진정성이 있다면 선거 공약이 아니라, 지금 당장 민주당과 정부를 설득해 대구·경북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압박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의원들의 '집단 사과'였다. 김상훈 의원은 "그동안 시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뼈아프게 반성한다"며 "안일했던 태도와 부족함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선 후보들도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홍석준 후보는 "그동안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점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정당으로서 다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하 후보는 "대구를 노회한 정치인(김부겸)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게 만들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고, 이재만 후보는 "우리가 변화해서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다시 갖고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대식 의원(동구·군위을)도 "대구시민의 자존심이 상한 상황"이라면서도 "우리 당 역시 잘하지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철저히 반성하고 시민 곁으로 더 다가가겠다"고 했다.

김승수 의원(북구을) 역시 "시민들의 분노와 답답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더 낮은 자세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국민의힘에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민의힘 인사들이 일제히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최근 공천 갈등과 경선 파동으로 흔들린 당내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김부겸 전 총리의 등판으로 본선 구도가 본격화되자, 내부 분열 이미지를 털어내고 민심을 다시 끌어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위기론'도 감지된다. 한 참석자는 "대구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상징적 선거"라며 "경선 과정에서의 모습이 수도권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선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장 경선 후보들이 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공정 경선을 약속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도 동참했다. 이혜림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네거티브 없는 정책 경쟁', '경선 결과 승복', '원팀 구성' 등을 골자로 한 공정 경선 협약도 체결됐다. 후보들은 상호 비방을 자제하고 정책 중심 경쟁을 펼치며, 경선 이후에는 단일대오로 본선에 나서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부겸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대구의 선거 구도가 이전의 단순한 국민의힘 내 경쟁을 넘어 여야 대결 구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이 내부 갈등을 얼마나 빨리 수습하고 결집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