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이퍼 19세 노동자 사망, 20개월 만에 산재 인정···“책임자 처벌” 요구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작업 중 숨진 박정현씨(당시 19세)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사고 발생 20개월 만이다. 노동계는 “뒤늦은 판단”이라며 환영하면서도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1일 민주노총 전북본부에 따르면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전날 박씨의 사망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산재를 승인했다.
박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입사 6개월 만이던 2024년 6월16일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홀로 작업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치명적인 유독가스인 황화수소(H2S)가 측정기 한계를 초과해 검출됐고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 등 안전관리 부실 정황이 확인됐다.

사측은 그간 사망 원인을 ‘개인 지병에 따른 단순 사망’으로 추정하며 산재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번 판정으로 고강도 노동과 복합적인 유해 요인이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공식 인정됐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뒤늦게나마 올바른 판단이 내려진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산재 인정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유가족이 겪은 고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사측과 관계 당국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북본부는 △산재 은폐 시도에 대한 사측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의 초동 대응 실패 인정 및 사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산업안전 대책 수립 등을 촉구했다.
전북본부 관계자는 “노동자의 죽음이 은폐되거나 왜곡되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산재 승인을 계기로 사고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드는 데 책임 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3241331021#ENT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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