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티, 하이힐 신고 출국…패션계 점령한 ‘젠더리스’ 트렌드

가수 자이언티가 최근 공항 패션으로 굽이 있는 부츠와 토트백을 매치하며 이른바 ‘젠더리스(Genderless)’ 룩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과거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션 아이템들이 남성들의 일상복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성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가 패션계의 확고한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공개된 사진 속 자이언티는 편안한 회색 후드 집업과 데님 팬츠에 타비(Tabi) 디자인의 힐 부츠와 볼링백 형태의 가죽 토트백을 매치했다. 이는 의상과 액세서리를 선택할 때 전통적인 성별 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중시하는 최근의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성별의 경계를 지우는 ‘젠더 플루이드(Gender-fluid)’ 패션은 국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을 통해 이미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드래곤이 명품 브랜드의 여성용 트위드 재킷과 진주 목걸이, 크로스백 등을 일상적으로 소화하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왔다. 박보검, 방탄소년단 뷔 등도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하이엔드 브랜드의 여성복 컬렉션 가방과 의류를 공항 패션 등에서 자연스럽게 믹스매치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외 톱스타들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는 남성 최초로 미국 패션 매거진 단독 표지 모델로 나서며 드레스와 스커트를 착용해 반향을 일으켰고, 배우 티모시 샬라메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과감하게 등이 파인 홀터넥 탑을 입고 등장해 고정관념을 깬 스타일링으로 찬사를 받았다.


하이엔드 명품 패션 하우스들 역시 브랜드의 방향성을 젠더리스에 맞추고 있다. 톰 브라운은 남성 컬렉션 런웨이에 플리츠 스커트를 입은 모델을 꾸준히 등장시키고 있으며, 구찌와 디올 맨 등은 섬세한 자수, 레이스, 리본 등 주로 여성복에서 쓰이던 오뜨 꾸뛰르적 디테일을 남성복에 적극 도입했다. 더 나아가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등 주요 브랜드들은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엄격하게 구분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 남녀 모델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통합 컬렉션’을 선보이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자이언티의 공항 패션을 비롯한 일련의 변화에 대해 “하이힐과 핸드백이 남성들의 옷장에서도 더 이상 낯선 아이템이 아니다”라며 “현대 패션에 있어 성별이라는 잣대보다 개인의 뚜렷한 자기표현이 최우선 가치가 된 시대”라고 분석하고 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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